영암농식품유통센터, 출범보다 중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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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농식품유통센터, 출범보다 중요한 것
  • 입력 : 2026. 03.27(금) 12:33
  • 영암열린신문

영암군이 (재)영암농식품유통센터 설립 발기인총회를 열었다. 7월 정식 출범을 예고했다. 지역 농산물 유통체계를 혁신하겠다는 취지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준비 상황을 보면, 출범을 서두르기에 앞서 물어야 할 것이 적지 않다.

우선 일정부터 문제다. 이 재단의 출범 시점은 당초 3월이었다. 군의회 업무보고에서는 4월로 바뀌었고, 이번 보도자료에서는 7월이 됐다. 세 차례에 걸친 후퇴다. 군 측은 “행정절차 소요 시간을 과소평가했다”고 했다. 도 허가와 법원 등기 같은 기본 절차를 모른 채 일정을 잡았다는 뜻이니, 2년 넘게 준비한 사업치고는 기획 수준이 우려스럽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걱정은 더 깊어진다. 올해 채용 인원은 당초 23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 핵심 사업인 영암몰 이관과 로컬푸드 복합판매센터 개장은 모두 내년이다. 그렇다면 올해 하반기 이 재단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 연간 7억 원의 군비를 투입하면서 그 답이 명확하지 않다.

농협과의 관계도 정리되지 않았다. 군의회에서 이미 “농협이 반감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학교급식 등 주요 사업은 이미 농협이 수행하고 있다. 군 측은 “컨트롤 타워 역할”이라고 반복하지만, 별도 재단을 세워야만 가능한 일인지에 대한 답은 없다.

문제는 재단 설립 자체가 아니라 방식이다. 재단의 구체적 역할이 확정되지 않은 채, 농협과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채, 구체적인 수익 목표도 제시되지 않은 채 출범부터 하고 보자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

군민의 세금 7억 원이 매년 투입되는 조직이다. 군은 지금이라도 임원 명단을 공개하고, 농협과의 역할 분담안을 확정하며, 올해 구체적 사업 계획과 성과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출범 시점이 7월이든 언제든 그것은 부차적이다. 형식적 출범을 서두르느라 내실을 놓친다면, 이 재단은 시작부터 군민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