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은 초대 민선 군수를 제외하면 재선을 거절해 본 적이 없는 군(郡)이다. 재선은 도전이 아니라 추인에 가까웠고, 현직의 재선 경선은 큰 소란 없이 지나가곤 했다. 그 오랜 공식이 8일 흔들렸다.
현직 우승희 군수가 전동평 전 군수를 꺾고 민주당 영암군수 후보로 확정됐다. 결과는 승리지만, 그 무게는 여느 승리와 같지 않다. 당은 구체적인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본지 취재 결과 두 후보의 승부는 막판까지 예측할 수 없는 초박빙이었다. 2022년 3선에 도전한 전동평 전 군수를 경선에서 꺾었던 우 후보가, 4년 뒤 같은 상대의 추격을 가까스로 뿌리친 것이다. 2022년 영암이 “3선은 없다”고 답했다면, 2026년 영암은 “재선이라 해서 무조건은 아니다”라고 답한 셈이다.
이례성의 원인을 두고 해석은 엇갈리겠으나, 지난 4년 군정을 지켜본 군민에게 공통으로 읽히는 흐름은 하나다. 측근을 둘러싼 거듭된 논란, 그리고 그 논란이 군정의 동력을 조금씩 갉아 들어온 과정이다. 본지는 그 과정을 꾸준히 기록해 왔고, 경선 막판까지도 관련 사안에 대한 당 차원의 절차가 이어지고 있었다. 경선의 결과가 이 기록을 지워 주지는 않는다. 승리는 면죄가 아니고, 절반에 가까운 이견은 잊히라고 주어진 숫자가 아니다. 승자가 먼저 돌아보아야 할 것은 자신을 향한 박수가 아니라, 끝까지 돌아서지 않은 이들의 눈빛이다.
“민주당 경선은 곧 당선”이라는 말은 영암에서 오랫동안 통용돼 온 현실이다. 지금도 반쯤은 유효하다. 그러나 그 공식이 언제나 ‘다수의 추인’을 뜻했던 것은 아니다. 2022년 본선에서 우 후보는 48.96%를 얻어 당선됐다. 네 명의 도전자가 나머지 표를 나누어 가져 준 덕에 민주당 간판은 지켜졌다. 그러나 과반의 지지 위에 선 재선의 토대는 애초부터 완성돼 있지 않았다. 재선에 대한 평가는 그 미완의 몫만큼 본선으로 넘겨질 수밖에 없었다.
그 미완의 토대가 이번 경선의 초박빙으로 수면에 드러났다. 본선에 도전자가 없었다면, 오차 한 줌으로 갈린 경선 한 판이 4년의 평가를 그대로 결정지었을 것이다. 권리당원과 안심번호 선거인단이라는 한정된 표본 밖의 다수 군민은, 손 한 번 대 보지 못한 채 결론을 받아들여야 했을 것이다. 조국혁신당 최영열 후보의 본선 진입이 갖는 무게는 여기에 있다. 그의 등장은 없던 선택지가 새로 생긴 일이 아니다. 경선이 삼킬 뻔했던 본선 평가의 기회가 군민 전체에게 되돌아온 일이다. 6월 3일은 그 미뤄져 온 평가가 온전히 치러지는 날이다.
본선에 나서는 후보들이 유념할 것은 분명하다. 이제부터의 시간은 지지층을 결속시키는 시간이 아니라, 군민 전체를 설득하는 시간이다. 경선에서 제기된 물음, 그리고 경선의 문턱 너머에 남겨진 물음에 대해 후보는 유권자 앞에서 답해야 한다. 말이 아닌 기록으로, 구호가 아닌 계획으로, 진영이 아닌 군민의 언어로.
군민의 판단은 언제나 조용하지만 정확했다. 경선은 끝났지만, 선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8(월) 1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