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특별시, 예산 공방 너머를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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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특별시, 예산 공방 너머를 봐야한다
  • 입력 : 2026. 04.24(금) 13:04
  • 영암열린신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이 두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출범 준비의 마중물 예산 573억 원이 정부 추경안과 국회 심사에서 전액 삭감됐다. 지금 책임 공방이 오가지만, 이 사태를 단순한 예산 누락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드러난 것은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광역 행정통합의 구조적 결함이다.

첫째, 권한과 재원의 비대칭이다. 정부는 통합특별시를 ‘5극 3특’의 상징으로 내세웠지만, 초기 재원 573억 원은 깎였고 대안은 공공자금관리기금 1,000억 원 대출이다. 재정자립도가 최하위이고 지방채가 2조 원을 넘는 광주시에 빚으로 감당하라는 구조다. 명분은 중앙이 제공하고 비용은 지방이 감당하는 설계는 분권이 아니라 책임의 위임이다.

둘째, 정치 일정에 맞춘 출범이다. 7월 1일은 준비 완결성이 아니라 상징성으로 정해졌다. 정보시스템 통합 160억 원과 청사 재배치 96억 원 같은 필수 기반이 비어 있다. 행정통합은 지도 위의 선을 지우는 상징이 아니라,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과 지방세 부과, 등기 이전을 합치는 실무 작업이다. 실무 재원 없이 날짜부터 맞추는 것은 선후가 뒤바뀐 일이다.

이 결함의 대가는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정부도 정치권도 단체장도 아니다. 출범 첫날 창구 앞에서 기다려야 할 320만 시·도민이다. 구조의 비용을 주민이 치르는 통합이라면, 누구를 위한 통합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통합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기 위한 광역 통합의 필요성, 40년 만의 재결합이라는 역사적 의미는 인정한다. 그러나 바로 그 의미 때문에 통합은 제대로 되어야 한다. 첫 단추가 어긋난 통합은 수십 년을 간다. 정부는 특별교부세 요청에 조속히 답하고, 국회와 지방정부는 이 사안을 광역 행정통합 제도를 재설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통합이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오래된 중앙집권의 연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