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 진보 단일화 무산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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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호 진보 단일화 무산을 보며
  • 입력 : 2026. 05.22(금) 13:43
  • 영암열린신문

삼호읍 군의원 선거 진보 진영 단일화 협의가 후보 등록 마감과 함께 종료됐다. 진보당 신양심 후보와 정의당 장문규 후보 모두 본선에 나서면서 나선거구는 4파전이 됐다.

같은 진영의 단일화가 무산되면 ‘분열’이라는 단어가 따라붙기 쉽다. 그러나 이 한 단어로 사안을 정리하는 것은 두 후보가 마주한 현실을 너무 단순하게 만든다.

영암 안에서 두 정당이 가진 정치적 자산은 비대칭적이다. 정의당은 이보라미 전 의원의 재선 군의원과 도의원을 거치며 삼호읍에 일정한 조직력을 다져 왔고, 다선거구에서도 후보가 본선에 나선 상태다. 반면 진보당의 영암 내 거점은 신양심 후보 한 사람의 14년 활동에 집약되어 있다. 한쪽은 군의회에 정당 거점을 다시 구축하려는 셈법이고, 다른 한쪽은 14년 다져온 거점을 지키려는 셈법이다. 양보가 단순한 한 자리 양보로 끝나지 않는 구조다.

진보당 측이 정의당 후보의 도의원 출마를 제안하며 진보 진영 내 역할 분담을 내건 것도, 정의당 측이 그 제안을 받지 않고 군의원 자리에 머문 것도, 각자의 자리에서는 합리적 선택이다. 도의원 선거가 민주당 무투표 당선으로 두 차례 연속 흘러가는 영암의 구조에서 한 정당에 도의원 도전을 요청하는 일도, 같은 진영 안에서 표가 갈리는 부담을 안고 가는 일도, 어느 쪽도 가볍지 않다.

이번 단일화 무산은 감정 다툼도, 정치 공학적 흥정의 실패도 아니다. 두 정당이 각자의 존립 기반 위에서 합리적으로 행동한 결과, 서로의 합리성이 양립할 수 없는 지점에서 만난 사건에 가깝다. 단일화의 조건 자체가 영암의 정치 지형 안에 없었다는 진단이 더 정확하다.

단일화는 무산됐지만 본선은 시작됐다. 두 후보는 정책과 실천으로 주민 앞에 평가받게 된다. 누구의 책임으로 돌릴 일을 찾기보다, 어떤 구조가 같은 진영의 협력을 어렵게 만드는지를 함께 보는 시선이 지금 영암에 필요한 일일지 모른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