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인구의 역설, 체류를 지역의 힘으로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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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인구의 역설, 체류를 지역의 힘으로 바꿔야
  • 입력 : 2026. 06.05(금) 11:49
  • 영암열린신문

영암의 주민등록인구가 5만 명 선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오래전부터 예고된 위기이고, 군민에게는 이미 익숙한 현실이다. 그러나 2025년 생활인구 자료는 익숙한 위기 너머의 또 다른 영암을 보여준다. 한 달 동안 영암에 머문 사람은 적게는 20만 명, 많게는 33만 명을 넘었다. 주소지 인구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사람의 흐름이 영암 안에 존재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숫자를 단순한 성과로만 볼 수는 없다. 생활인구가 가장 많았던 10월, 체류인구의 1인당 평균 카드사용액은 연중 가장 낮았다. 8일 이상 머문 장기 체류층은 4만 명 안팎으로 유지된 반면, 월별 변동을 키운 것은 계절에 따라 늘어난 단기 체류층이었다. 생활인구 증가는 지역 활력을 보여주지만, 그것이 곧 소비 확대나 정착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 숫자를 어떻게 정책으로 연결하느냐다. 영암을 스쳐 가는 사람을 다시 찾게 하고, 짧은 방문을 더 긴 체류로 바꾸며, 장기 체류 수요를 지역경제와 생활서비스 안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축제와 관광은 사람을 불러오는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머물 이유와 소비할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영암은 관광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지역이다. 대불산단과 농업, 외국인등록인구, 통근·업무·생활권 흐름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생활인구 정책도 축제 방문객 확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교통, 숙박, 음식, 지역상권, 문화공간, 외국인 생활지원, 관계인구 프로그램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생활인구 통계는 아직 실험적 통계지만, 이 자료가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영암은 단순히 줄어드는 지역인가, 아니면 많은 사람이 오가지만 아직 붙잡지 못하는 지역인가. 이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불러오는 데 그치지 않고,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다시 찾을 이유를 만드는 일이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