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예고문에도 행정 신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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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예고문에도 행정 신뢰가 있다
  • 입력 : 2026. 06.19(금) 10:56
  • 영암열린신문

영암군이 체육시설 관리 운영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조직개편으로 사라진 부서명을 문의처로 기재한 사실이 확인됐다. 별첨 번호가 맞지 않고, 조례안 본문에는 부칙 문구가 반복되는 오류도 있었다. 단순한 오탈자로 넘기기에는 가볍지 않다. 입법예고문은 주민에게 행정의 뜻을 알리고 의견을 듣기 위한 공식 절차 문서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례 개정은 체육시설 위탁운영 규정을 정비하려는 것이다. 수탁자가 계약사항을 위반하면 위탁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고, 계약 위반으로 해지된 수탁자는 1년간 위탁운영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평가와 관련한 제도개선 과제 이행 차원이라는 설명도 붙었다.

취지가 공공시설 운영의 책임성을 높이는 데 있다면, 그 절차를 알리는 문서 역시 책임 있게 작성돼야 한다. 그러나 주민에게 공개된 입법예고문에는 폐지된 부서명이 남아 있었고, 의견제출 서식 번호와 조례안 문구도 정리되지 않았다. 청렴과 제도개선을 말하는 행정문서가 기본적인 검토를 거치지 못한 셈이다.

더 아쉬운 것은 오류 확인 뒤의 태도다. 행정 내부에서는 조례규칙심의회 과정에서 고치면 된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입법예고는 내부 문안 정리 절차가 아니라, 주민과 이해관계자가 내용을 확인하고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보장하는 과정이다. 이미 공개돼 의견제출을 받고 있는 문서라면, 잘못을 바로잡고 알리는 것이 행정의 기본이다.

행정 신뢰는 거창한 구호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공고문 한 장, 문의처 한 줄, 별첨 번호 하나에도 행정의 태도가 드러난다. 영암군은 이번 일을 가벼운 실수로만 넘겨서는 안 된다. 제도개선의 출발점은 조례 조항을 새로 넣는 데 앞서, 주민에게 공개하는 행정문서부터 정확히 책임지는 일이어야 한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