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영암 소방사칭…이번엔 허위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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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영암 소방사칭…이번엔 허위공문
숙박업소 이어 목욕장 표적
전화서 허위공문으로 진화
가짜 지원금에 서류까지 요구
도메인·연락처가 식별 단서
  • 입력 : 2026. 06.26(금) 10:45
  • 선호성 기자

이달 초 영암읍 숙박업소가 소방기관 사칭 전화에 속아 실제 금전 피해를 입은 데 이어, 이번에는 공중목욕장을 상대로 한 사칭 문자와 허위 공문이 확인됐다. 한 달도 안 돼 같은 유형의 사기가 영암에서 잇따랐고, 수법은 전화에서 허위 공문과 문자로 한층 정교해졌다.

영암소방서에 따르면 최근 신북면의 한 공중목욕장 업주에게 자신을 소방청 직원이라고 밝힌 사람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A.I. 화재감지기와 간이소화장치를 사업장 규모에 맞게 갖춰야 한다’며 지원금 신청 서류와 담당자 연락처를 함께 안내한 내용이었다. 문자에는 소방청장 직인이 찍힌 공문 형식의 이미지가 붙어 있었다. 공문에는 ‘소방시설법 시행령이 개정돼 6월 24일까지 시설을 소급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과 ‘최대 3000만 원 범위에서 구매액 전액을 지원한다’는 안내가 담겼다. 신청 마감을 6월 24일로 못 박아 결정을 재촉하는 방식이었다.

앞서 이달 2일에는 영암읍의 한 숙박업소에 영암소방서 직원을 사칭한 남성이 전화를 걸어 ‘질식소화포를 사지 않으면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압박했다. 업소 관계자는 이틀 뒤 소방서에 확인해 사기임을 알았지만, 이미 계약금 명목으로 금전 피해를 입은 뒤였다. 피해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두 사건을 견주면, 수단은 전화에서 허위 공문·문자로 바뀌었고 미끼로 내세운 품목도 질식소화포에서 ‘A.I. 화재감지기’로 옮겨갔다. 행정처분으로 위협하던 방식에서 지원금 혜택으로 유인하는 방식으로 접근법도 달라졌다. 소방청도 최근 전국에서 같은 유형의 사기가 잇따르자 주의보를 내린 상태다.


가짜 공문, 이렇게 가려낸다

이번에 쓰인 공문에는 정상적인 행정문서와 구별되는 단서가 여럿 있다. 공문에 적힌 전자우편 주소가 정부기관 공식 도메인인 ‘korea.kr’이 아니라 민간 서비스인 ‘korea.com’으로 돼 있다. 연락처도 기관 대표 유선번호가 아닌 개인 휴대전화 번호 하나뿐이다. 소방청장 명의로 개별 업소에 직접 보낸 형식 역시 정상적인 행정과 다르다. 소방시설 관련 행정지도는 관할 소방서가 공식 절차에 따라 진행하기 때문이다.

공문이 근거로 내세운 ‘시행령 개정에 따른 소급 설치 의무’도 확인되지 않았다. 영암소방서는 모든 사업장이 특정 날짜까지 ‘A.I. 화재감지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안내는 정상적인 행정절차가 아니라고 밝혔다.

공문과 문자는 지원금을 신청하라며 사업자등록증과 통장사본, 거래명세서를 제출 서류로 요구하기도 했다.


“전화·문자로 물품 요구는 사기”

영암소방서는 소방시설 설치·관리와 관련한 행정지도는 공식 공문과 적법한 절차로만 이뤄지며, 전화나 문자로 특정 업체의 물품을 사라고 요구하거나 돈을 요구하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병산 영암소방서장은 “소방기관을 사칭한 사기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며 “소방서를 사칭해 물품 구매나 금전을 요구하면 반드시 해당 기관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연락은 즉시 소방서나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소방당국은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문자나 전화를 받으면 사실 여부부터 확인하고, 돈을 보내거나 개인정보를 넘기지 말 것을 거듭 당부했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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