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 출발, 청사보다 신뢰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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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 출발, 청사보다 신뢰가 먼저다
  • 입력 : 2026. 06.26(금) 11:31
  • 영암열린신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주청사와 통합의회 원구성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청사 위치와 상임위원회 배분은 겉으로 보면 행정 효율과 의회 운영의 문제처럼 보인다. 그러나 본질은 더 깊다. 통합특별시의 권한과 기능을 어디에,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가의 문제다.

주청사 논란은 단순히 어느 지역에 주소를 둘 것인가로 끝나지 않는다. 법적 주소지와 시장 근무지, 기획·예산·인사 기능, 산업·경제 기능이 서로 다르게 배치될 경우 어느 곳이 실질 중심 청사인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인수위가 말하는 3청사 균형 운영도 구호만으로는 부족하다. 각 청사에 어떤 기능을 두고, 그 기능이 권한과 예산 배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서남권의 우려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남악은 전남도청 이전 이후 행정 중심지로 자리 잡아 왔다. 통합 이후 그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는 불안은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 다만 논의가 지역 간 청사 쟁탈전으로만 흘러서는 안 된다. 서남권 역시 ‘남악 주청사’라는 명분과 함께 농업, 산업, 에너지, 교통 등 지역의 미래와 연결되는 실질 기능을 무엇으로 확보할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통합의회 원구성 논란도 같은 맥락이다. 초대 의장 후보 선출과 상임위원회 배분은 의회 운영의 출발점이다. 전남과 광주의 의석 구조, 권역별 이해관계, 소수정당 참여 문제를 감안하면 다수당의 책임은 더욱 무겁다. 절차가 민주적이지 못하다는 인식이 남는다면, 출범 초기 의회가 집행부를 견제하고 통합의 균형을 잡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통합은 행정구역을 합치는 일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권한을 어떻게 나누고, 불안을 어떻게 설득하며, 절차를 얼마나 투명하게 운영하느냐가 통합의 성패를 가른다. 청사와 의회 원구성은 그 첫 시험대다. 민형배 당선인과 인수위, 초대 통합의회는 지역별 이해를 단순히 봉합하려 해서는 안 된다. 기준을 공개하고, 쟁점을 토론에 부치고, 결정의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출범 초기의 혼란은 어느 정도 불가피할 수 있다. 그러나 불투명한 결정과 일방적 배분은 통합의 명분을 스스로 약화시킨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진정한 균형과 상생의 모델이 되려면, 청사보다 먼저 신뢰를 세워야 한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