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주도권 다툼에 밀린 지역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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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주도권 다툼에 밀린 지역의료
  • 입력 : 2026. 07.16(목) 11:32
  • 영암열린신문

전남 국립의대 설립을 위한 목포대와 순천대 통합 중재안이 불발됐다. 목포대는 통합대학 본부와 의과대학을 목포에 두고 순천에 대학병원을 우선 설립하는 안을 수용했지만, 순천대는 대학의 존립과 지역 균형발전에 어긋난다며 거부했다.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도 추가 중재안을 내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산된 것은 국립의대 설립 자체가 아니라 특별시가 제시한 배치안이다. 이를 두고 어느 한 대학에 책임을 돌리거나 지역 간 갈등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 대학본부와 의대의 위치는 인사·예산·학사·연구의 권한과 직결되는 만큼, 순천대의 반발을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로 몰아붙이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대학의 존립과 주도권 다툼이 주민의 생명권보다 앞설 수는 없다. 영암을 비롯한 서부권에는 상급종합병원이 없고, 목포권 대학병원은 이번 중재안에서도 설립 시기와 규모, 재원이 정해지지 않은 후속 구상에 머물렀다. ‘1개 의대·2개 대학병원’이라는 구호만으로는 중증·응급의료 공백을 메울 수 없다.

특별시의 태도도 아쉽다. 촉박한 시한을 제시한 뒤 중재안 수용만을 요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대학에 ‘페널티’까지 거론한 것은 갈등을 조정할 행정의 자세와 거리가 있다. 의대 정원과 대학 통합, 대학병원 설립은 정치적 압박만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책임 공방이 아니라 검증 가능한 계획이다. 특별시는 동·서부권 대학병원의 규모와 개원 목표, 건립 방식과 재원 분담을 공개해야 한다. 두 대학도 본부와 의대의 위치만 놓고 맞설 것이 아니라 교육·연구 기능과 병원 운영, 권한 분산 방안을 놓고 직접 협상에 나서야 한다.

전남 주민이 원하는 것은 대학 간 승패가 아니다. 위급한 환자가 지역 밖으로 떠돌지 않고 제때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다. 특별시와 양 대학은 이제 구호가 아니라 일정과 재원이 담긴 실행계획으로 답해야 한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