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농지 투기와 불법 이용을 바로잡기 위해 추진하는 전국 농지 전수조사가 본격적인 현장 확인을 앞두고 있다. 영암에서도 9만 필지가량의 농지를 대상으로 기본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오는 8월부터는 심층조사가 시작된다고 한다.
농지는 농사를 짓는 사람이 이용해야 한다. 투기성 소유와 직불금 부정수급, 무단 휴경은 바로잡아야 한다. 농지 전수조사 취지 자체를 부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전수조사 이후 농지가격은 내림세라고 한다. 고령농에게 농지는 평생 농사로 마련한 사실상의 노후자산이다. 건강과 체력 문제로 농사를 그만두려 해도 농지가 팔리지 않거나 가격이 크게 떨어진다면 정책의 부담은 투기세력이 아니라 농민에게 돌아간다.
임차농의 처지도 불안하다. 농촌에서는 고령의 농지소유자가 이웃 농민에게 별도의 서면계약 없이 농지를 맡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관행적 임대차가 전수조사를 계기로 한꺼번에 흔들리면 실제 농사를 지어온 임차농이 먼저 경작지를 잃을 수 있다.
정부는 임차농 보호 신고센터와 농지은행을 대책으로 내놓고 있다. 하지만 농촌에서 지주와 임차인은 단순한 계약 당사자가 아니다. 같은 마을 주민이거나 친인척인 경우가 많고, 한 임차농이 여러 지주에게 농지를 빌리기도 한다. 신고 이후 다른 농지까지 빌리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앞선다.
대체 농지 공급도 충분한 해법이 되기 어렵다. 농지는 위치와 면적, 토질, 용수 조건이 모두 다르다. 특히 벼농사는 여러 필지를 묶어 농기계로 작업하기 때문에 기존 농지 일부만 빠져도 영농 효율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정부와 영암군은 전수조사의 성과를 적발 건수나 처분 실적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구두 임대차를 손쉽게 서면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고령농에게는 농지 매각과 위탁 절차를 적극 안내해야 한다. 기존 실경작자가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임대차 조정과 충분한 소명기회도 보장해야 한다.
농지 전수조사의 목적은 농민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농지가 농업에 제대로 이용되도록 하는 데 있다. 적발보다 보호가, 처분보다 조정이 먼저여야 한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8(월) 1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