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암면 학평마을 주민들이 축산악취와 영암군의 대응을 문제 삼아 주민감사청구를 준비하고 있다. 주민들이 대책위 명의로 호소문을 내고 서명을 모으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반복된 민원이 주민들이 체감할 변화로 이어지지 못한 결과다.
지금 주민들이 놓인 자리를 보자. 주민들은 20년 넘게 축산악취를 견뎌 왔다고 호소한다. 악취 관리 부담이 커지는 극심한 폭염도 이어지고 있다. 거듭 민원을 제기했지만 달라진 것을 체감하지 못했고, 견디다 못해 내건 현수막은 훼손되거나 게시대에서 사라졌다. 일부 현수막이 낫에 찢겼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누가 훼손하고 철거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주민들의 처지를 ‘뿔났다’고만 표현하기에도 부족하다. 단순히 화가 난 것이 아니라, 오랜 피해 호소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군의 관리와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감사로 확인해 달라고 요구하는 단계인 셈이다.
영암군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마을 주변 축사 한 곳에 과태료와 시설개선 명령을 내렸고, 악취측정기의 노후 부품 교체와 유지보수 예산도 요구했다. 그러나 행정처분을 내렸다는 사실과 주민들의 생활이 실제로 나아졌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군이 무엇을 했는지만 설명할 것이 아니라 그 조치가 제대로 이행됐고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 주민 앞에 보여줘야 한다.
영암군이 할 일은 주민감사청구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을 해소하는 것이다. 군수와 관계 부서는 현장을 살피고 주민의 호소를 직접 들어야 한다. 20년 넘게 갈등이 반복된 만큼 축사 이전을 포함한 근본적인 해법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축산농가의 생업과 주민의 생활권이 공존할 길을 찾는 것이 행정의 책임이다. 악취보다 오래 쌓인 불신은 미봉책이 아니라 주민들이 확인할 수 있는 변화로 걷어내야 한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8(월) 1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