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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비는 오르고 쌀값은 떨어지고, 수확량까지 줄었으니 농가 경영이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산 논벼(쌀) 생산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a(1,000㎡)당 논벼 순수익은 27만 1천 원으로 전년 대비 8만 7천 원(24.3%)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18만 5천 원(36.8%) 감소한 이후 가장 큰 감소폭으로, 쌀 농가들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순수익률은 23.5%로 전년 대비 5.5%포인트 하락해 2016년(21.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최대 쌀 생산지 중 하나인 전남에서는 일부 지자체산 쌀값이 4만 원 선을 겨우 유지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쌀값 하락·생산비 증가에 병충해까지 악재 겹쳐
이번 순수익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지목된다.
첫째, 산지 쌀값 하락이다. 지난해 산지 쌀 가격은 20kg당 4만 6천 원으로 전년(5만 1천 원)보다 8.9% 하락했다.
둘째, 생산비 증가가 있다. 10a당 논벼 생산비는 88만 2천 원으로 전년 대비 7천 원(0.8%) 증가했다. 위탁영농비(4.7%)와 종묘비(12.1%) 등이 크게 상승해 직접생산비가 2.0% 늘었다. 이에 따라 20kg당 쌀 생산비는 전년보다 845원(2.6%) 증가한 3만 3천 원으로 조사됐다.
셋째, 생산량 감소다. 벼 낟알이 익는 시기에 집중호우와 고온으로 병충해 피해가 늘면서 10a당 쌀 생산량은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이로 인해 10a당 총수입은 전년보다 8만 원(6.5%) 감소한 115만 3천 원에 그쳤다.
5년간 생산비 지속 상승, 수익성 악화 장기화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쌀 농가의 경영 악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장기화되는 추세라는 점이다.
통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10a당 논벼 생산비는 매년 평균 2.7%씩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소득은 연평균 3.0%, 순수익은 6.5%씩 감소했다. 산지 쌀 가격도 연평균 0.4%씩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전남과 같은 농도(農道)의 농가들은 지난해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의 영향이 더 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농민은 “벼 길이가 짧아지고 이삭 개체수도 확연히 줄었으며, 수확 직전 잦은 비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어 순수익이 30% 가까이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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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차이, 규모별 차이 뚜렷
지역별로 보면 10a당 도별 생산비는 전북(92만 1천 원), 강원(90만 1천 원), 충북(89만 8천 원)이 전국 평균(88만 2천 원)보다 높았고, 충남(84만 4천 원)이 가장 낮았다. 전남은 86만 3천 원으로 평균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었다.
재배규모별로는 대규모 농가일수록 직접생산비가 낮고 간접생산비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대규모 농가는 영농 기계화 등으로 종묘비, 노동비, 위탁영농비 등의 투입량이 적었으나, 우량농지 확보를 위한 임차료는 더 높았다.
경영주 연령별로는 70세 이상 고령 농가의 생산비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노동비와 위탁영농비 비중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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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올해 수확기 쌀값이 관건”…정부 대책은?
쌀 농가들의 시선은 올해 수확기 쌀값에 맞춰져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벼 재배의향면적이 지난해보다 3.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수확기 쌀값마저 보전되지 못하면 ‘생산량 급감에도 가격 하락’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우려된다.
현재 벼 가격 상승이 쌀값 오름세를 견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가들은 이를 ‘가격 상승’이 아닌 ‘가격 회복’으로 인식하며 정부의 공매 등 가격 억제책을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봉식 영암군쌀생산자협회 회장은 “지난해 수확기 벼 가격이 5만 4000원(40kg)이었던 반면 현재는 6만 5000원까지 올라있지만, 농가들은 지난해 수확기에 벼를 이미 다 출하해 현재 상승분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수확기 쌀값이 받쳐줘야 지난해 어려움을 만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식량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쌀값 상승 추세를 볼 때 내부적으로 공매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재배면적이 줄어든다 해도 작황이 평년 수준만 유지하면 공매할 이유가 없으며, 수확기에도 쌀값보다는 수급 상황에 초점을 맞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권혁주 영암군농민회 사무국장은 “생산비 증가와 농가소득 감소가 지속되면 정부의 쌀농가 소득안정 대책이 함께 세워져야 하는데, 현재는 쌀값이나 적정소득에 대한 기준 없이 재배면적 조정에만 국한돼 있어 농가의 불안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무기질 비료 가격 지원 예산도 아직 반영되지 않아 생산비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쌀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정부의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9(화)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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