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16일 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 소속 농업인들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한-미 상호관세 협상 농축산물 관세·비관세 장벽 철폐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
7월 25일로 예정됐던 한미 재무·통상수장 간 ‘2+2 통상협의’가 미국 측 사정으로 돌연 연기됐다. 한미 상호관세 부과 시한(8월 1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 정부의 협상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기획재정부는 24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인해 25일 2+2 협의를 개최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서 출국 수속 중 회의 취소 통보를 받고 발걸음을 돌렸다.
미국 측은 “조속한 시일 내 개최하자”고 제의했지만, 8월 1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시간이 더욱 촉박해졌다.
정부 “쌀·30개월 이상 소고기개방 불가”
협상 일정에 차질이 생겼지만 정부의 원칙은 확고한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7월 23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미국이 요구해 온 쌀 수입 확대와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을 협상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정부가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두 품목이 국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쌀은 많은 농민의 생계와 직결되고, 30개월령 이상 소고기는 2008년 광우병 사태 이후 수입이 금지된 민감한 품목이다.
다른 나라는 속속 타결…한국만 ‘외톨이’
미국은 이미 주요 국가들과 무역 협상을 마무리했거나 막바지 단계에 있다. 일본은 지난 22일 협상을 타결해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췄고, EU도 15%로 합의 직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미국과 협상을 완료한 5개국(영국·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일본)이 모두 농산물 시장을 개방했다는 점이다. 일본은 쌀과 일부 농산물, 영국은 미국산 소고기와 농산물 수입 확대에 합의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매년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한국의 농업 규제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아왔다.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금지, 쌀 수입물량 제한, 사과 검역 30년째 지연, GMO 승인 지연 등이 주요 지적사항이다.
대안은 ‘바이오에탄올용 옥수수’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꺼낸 카드는 바이오에탄올용 옥수수 수입 확대다. 바이오에탄올은 옥수수를 발효시켜 만든 친환경 연료로, 휘발유에 혼합해 사용한다.
정부 관계자는 “연료용 작물은 식량용과 시장이 분리돼 있어 식량안보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옥수수 자급률은 0.7%에 불과해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바이오에탄올 생산국으로, 생산량의 95% 이상을 옥수수로 만든다. 미국산 바이오에탄올용 옥수수 수입을 늘리면 미국의 농산물 수출 확대 요구를 일부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미국이 제시한 25%는 협상용이며, 최종적으로는 다른 국가와 비슷한 15% 선에서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이 모두 농산물 개방으로 협상을 마무리한 상황에서, 정부가 ‘연료용 작물’ 카드만으로 미국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9(화)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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