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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국가산업단지에서 나흘 새 이주노동자 2명이 숨진 뒤 고용노동부 장관이 현장을 불시 점검해 추락방지 미조치 등 안전 미비를 적발했다. 이어 노동·시민사회·종교·정당 등 27개 단체가 원·하청 책임자를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대불산단 안전 문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장관, 대불산단 직접 찾아 안전수칙 위반 적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9일 영암 대불산단 내 조선업 사업장을 예고 없이 점검했다. 조선업은 크레인을 이용한 중량물 취급, 절단·용접 등 화기 작업, 고소작업이 많아 중대재해 발생 위험이 높은 업종이다.
이번 점검에서는 선박 블록 상부의 추락방지 조치 미실시, 안전발판 사다리 하부 손상, 가스 배관 분기관 미식별에 따른 혼용 사고 우려 등이 적발됐다. 김 장관은 즉각적인 개선을 지시하고,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공정별 핵심 안전수칙에 대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조선업 고용허가제(E-9)를 통한 외국인 노동자가 2023년 9,128명에서 지난해 1만 1,790명으로 늘어나면서 현장의 안전보건 관리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장관은 부산·울산·창원·통영·진주·포항·여수·군산 등 조선업 밀집 8개 지역 지방노동관서장에게도 불시 점검을 긴급 지시했다.
김 장관은 “조선업 중대재해는 협력업체에서 발생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원·하청이 협력해 안전보건 조치를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7개 단체 “예견된 인재”…목포지청에 고발장 제출
장관 점검 이틀 뒤인 11일에는 법적 대응이 본격화됐다.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준),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등 노동·시민사회·종교·정당 27개 단체는 이날 오전 11시 목포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체들은 지난달 28일 대한조선 내업1공장에서 캄보디아 국적 A씨(35)가 약 1톤 무게의 선박 블록에 깔려 숨진 사고와 관련해 “반복되는 이주노동자의 죽음은 예견된 인재”라며 원·하청 책임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윤영대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원·하청 책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과 땜질식 처방이 사고를 반복시키고 있다”고 고용노동부를 비판했다. 공익변호사와함께하는동행 이소아 변호사는 “2025년부터 현재까지 대불산단에서 12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했고, 올해 1~2월 전남에서만 8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사망했다”며 당국의 무대책을 질타했다.
조창익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운영위원은 “조선업 호황기에 원·하청 경영인의 이윤은 늘어나지만 노동자들은 부실한 안전시스템 속에서 죽음의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위험의 외주화, 다단계 하청구조, 생산제일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직후 단체들은 목포고용노동지청에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원·하청 책임자를 상대로 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박영민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 노무사는 “타국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를 대신해 책임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대책기구 구성하라”…3대 요구 촉구
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 가지를 요구했다. 첫째 대한조선의 사망사고에 대한 공식 사과와 다단계 하청구조 중단, 둘째 고용노동부의 대불산단 전 사업장 특별근로감독 실시, 셋째 수사당국의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원청 책임자 엄중 처벌이다.
특히 전라남도·노동청·노동조합·이주인권단체·안전보건단체·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합동 '대불산단 중대재해 특별대책기구' 구성을 대안으로 제시한 점이 눈길을 끈다. 현장 점검부터 정책 수립까지 공동으로 결정할 수 있는 상설 기구를 만들자는 것이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시경 스님은 “고용노동부는 반복되는 대불산단의 중대재해 앞에서도 여전히 뒷짐만 지고 있다”며 “대책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14개월간 사망사고 12건…수사·감독 향방 주목
장관 직접 점검과 전국 8개 지역 긴급 점검 지시, 27개 단체의 법적 대응까지 이어지면서 대불산단 안전관리 문제에 대한 압력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노동단체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4개월간 대불산단에서 확인된 산재 사망사고는 12건이며, 사망자 전원이 하청업체 소속이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직후 해당 공장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으며, 전남경찰청 중대재해수사팀도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6.10.14(수)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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