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서초등학교가 인공지능(AI) 번역기를 활용해 다국적 학생들이 함께 수업을 듣는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전남교육청은 지난 10월 29일 삼호서초등학교에서 김현미 수석교사가 설계한 ‘2030 랭귀지 프리 교실’ 수업을 공개했다.

이날 수업에서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주제로 한국, 우즈베키스탄 등 여러 나라 출신 학생들이 AI 동시통역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번역된 내용을 듣고 토론했다. 학생들은 멸종 위기 동물이 늘어나는 이유와 실천 방안을 조사하고 개념 지도를 완성했다.

삼호서초등학교는 현대중공업과 대불공단 인근에 위치해 외국인 노동자 가정 자녀가 많이 재학 중이다. 전체 학생의 약 20%가 중도입국 또는 이주배경 학생이다.

학교는 이를 위해 일반 교실보다 1.5배 넓은 공간에 AI 음성 번역기, 디지털 화이트보드, 대형 전자칠판 등을 설치했다.

김현미 수석교사는 “언어 때문에 배움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교실을 만들고 싶었다”며 “학생들이 개별 경험을 넘어 보편적 개념을 도출하고 세계시민으로서 책임을 찾아가는 모습이 수업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교사는 ‘2030 어울림 수업 연구회’를 구성해 지난 8월 베트남 하노이 듀이스쿨을 방문했고, 10월에는 두 학교 학생들이 원격수업으로 협력학습을 진행했다.

김병남 유초등교육과장은 “수석교사가 현장에서 학생 중심 교육을 실현한 사례”라며 “수석교사들이 학생 주도성 수업 활성화를 위한 2030교실 참여를 통해 전남 수업 변화를 이끌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