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누구나 무료버스’ 9월 시행…혁신적 교통복지냐 예산낭비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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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 ‘누구나 무료버스’ 9월 시행…혁신적 교통복지냐 예산낭비냐 ‘논란’
연간 6~7억 투입, 71개 노선 전면 무료화
주민들 “무료보다 운행 확대·안전이 우선”
콜버스 증차도 난항, 택시업계와 마찰 우려
정책 추진 전, 주민 의견수렴 절차 ‘미흡’
청송군 사례, 이용률 증가 속 인프라 부족
  • 입력 : 2024. 08.29(목) 17:40
  • 선호성 기자

영암군(군수 우승희)이 오는 9월부터 군내버스 전면 무료화 정책을 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이 정책은 최근 제정된 ‘영암군 농어촌버스 무료이용 지원 조례’에 근거하고 있으나, 그 실효성과 우선순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조례에 따르면, 무료이용 대상은 영암군에서 면허를 부여한 농어촌버스 사업자가 운행하는 버스의 모든 이용객이다. 단, 영암군 이외의 지역에서 승하차하는 이용객은 제외된다. 이는 나이, 성별, 지역에 관계없이 영암군 버스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광범위한 정책이다.

김동렬 영암군 교통행정팀장은 “이 정책은 공영제의 일환으로, 교통 약자들의 이동권 보장이 주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간 6억에서 7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정책은 삼호읍에서 운영 중인 콜버스를 포함해 71개 노선 35대의 군내버스 전체에 적용되지만, 목포시내버스, 해남군내버스, 고속버스 등은 제외된다.

조례는 손실액 산정 방식도 규정하고 있다. 운송수입금 손실액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의 운송수입금 평균 금액을 원칙으로 하되, 매년 실시하는 손실보상금 산정 결과에 따라 군과 운수사업자가 상호 협의하여 예산의 범위 내에서 결정하게 된다. 운수사업자는 분기별로 손실액을 청구할 수 있으며, 군수는 신청서 접수 후 해당 달 말일까지 손실요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이 정책의 실효성과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버스 요금 무료화보다 운행 빈도 증가와 노선 확대가 더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군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 민원은 이러한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 삼호읍에 거주하는 한 군인 가족은 “콜버스는 몇 대 안 되고, 33명 이상 예약을 받으면 더 이상 신청할 수 없다”며 “학생들이 수업 중에도 콜버스 신청을 위해 앱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는 무료 정책보다 콜버스 증편이 더 시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지난 24일 ‘군수와의 대화’에 올라온 콜 버스 증편 관련 민원

또한 이 민원은 기본적인 교통 인프라의 부족도 지적했다. “삼호에서 용당으로 걸어다니기에는 왕복 4차선 도로에 가로등도 없고 보행자 안전을 위한 가드레일도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을 막기에는 굉장히 부실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히 버스 요금 문제가 아닌 전반적인 교통 환경 개선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콜버스 확대 운영을 검토 중이지만, 택시업계와의 마찰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읍면 단위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무료버스 정책과 함께 다른 교통 개선 방안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콜버스 한 대 증차에 약 2억에서 2억 5천만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한편, 영암군은 이번 정책의 효과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조례에 따르면, 군수는 이용실태 확인을 위해 관련 공무원 또는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운수업체에 대한 점검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성과 지표나 평가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무료버스 정책은 최근 몇몇 지자체에서 시도되고 있다. 경북 청송군의 경우, 올해 초부터 무료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 버스 이용률이 20~25%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청송군 사례에서도 배차 간격, 노선 부족, 이른 막차 시간 등 인프라 개선의 필요성이 지적됐다.

▲ 경북 청송군 농어촌버스(청송버스) 사진

아울러 이번 정책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 수렴 절차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해 김 팀장은 “별도의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정책의 실효성과 주민들의 실제 요구사항 간의 괴리를 야기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영암군의 무료버스 정책이 실제로 주민들의 교통 편의성을 높이고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지, 그리고 더 시급한 교통 인프라 개선 요구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이 정책이 지역의 인구 유출을 막고 오히려 인구 유입을 촉진할 수 있을지,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효과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무료버스 정책은 분명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이 진정한 의미의 ‘교통복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버스 노선 확대, 배차 간격 단축, 안전한 보행 환경 조성 등 종합적인 교통 인프라 개선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해결책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선호성 기자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키워드 : 무료버스 | 영암군 | 콜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