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멸구 습격에 전남 비상…영암군, 피해 규모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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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멸구 습격에 전남 비상…영암군, 피해 규모 ‘혼선’
전남 발생면적 1만ha 육박, 피해 급증에 농가 ‘한숨’
영암군50ha vs 농기원246ha, 피해 규모 파악 ‘제각각’
고온다습에 세대주기 단축, 방제 어려움 농가 ‘비상’
22일까지 긴급방제 32억 투입, 수확 앞두고 시간 싸움
  • 입력 : 2024. 09.20(금) 16:24
  • 선호성 기자
▲ 지난 16일 우승희 영암군수가 금정면 월평마을에 방문해 벼 멸구 피해 현장을 확인했다.

전남 지역에서 벼멸구 피해가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영암군의 피해 규모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피해 면적 파악에 혼선을 빚으면서 농가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내 벼멸구 발생 면적은 전체 벼 재배면적의 7.3%인 1만 776헥타르(ha)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발생 면적 675ha의 16배, 2022년 1647ha의 6배가 넘는 수치다.

벼멸구는 6~7월 중국에서 유입돼 벼 포기 아래에 서식하다가 8~9월 벼 출수 이후 피해를 준다. 벼 줄기의 즙액을 빨아먹어 벼를 고사시키며, 심각한 경우 ‘호퍼번(hopper burn)’ 현상으로 논이 폭탄을 맞은 듯 주저앉는 피해를 유발한다.


그러나 영암군의 경우 정확한 피해 규모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영암군이 16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구체적인 피해 면적이 언급되지 않았다.

본지가 19일 영암군농업기술센터에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영암군의 벼멸구 피해 면적은 50ha 미만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체 벼 재배 면적의 1% 미만”이라고 센터 관계자는 밝혔다.

반면 전남농업기술원은 지난 15일 기준 영암군의 벼멸구 발생 면적을 246ha로 발표했다. 이는 영암군농업기술센터의 추정치와 약 5배의 차이를 보이는 수치다.

이러한 차이는 피해 규모 파악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전남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초기에는 ‘벼 병해충 관찰 포장’이라는 표본 지역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동 산출된 추정치를 사용했으나, 현재는 이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직접 현장 조사를 통해 실제 피해 면적을 파악하고 있으며, 영암군의 경우 재조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벼멸구 피해가 급증한 원인으로는 이상 기후가 지목되고 있다. 영암군에 따르면 7~9월 평균기온이 27.2℃로 평년보다 2.8℃ 높은 고온다습한 환경이 지속되면서 벼멸구의 세대 주기가 단축됐다. 특히 방제에 소홀했거나 비료를 많이 준 곳, 축사 인근 등 초기 밀도를 낮추지 못한 논에서 피해가 두드러지고 있다.

군은 이에 대응해 19일부터 ‘벼 멸구 긴급 공동방제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다. 이 사업은 1ha당 최대 5만 원을 지원하며, 일반벼 재배지는 3만 원, 친환경벼 재배지는 5만 원을 지원한다.

그러나 수확기가 임박해 강한 약제 사용이 제한되는 상황이라 방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업 전문가들은 9월 20~21일경이 방제 가능한 마지막 시기로 보고 있다.

한편, 축산 농가들도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벼멸구 방제를 위해 사용된 농약이 묻은 볏짚으로 인한 축산 피해 우려가 있어, 수확 후 볏짚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남도는 오는 22일까지를 긴급방제 기간으로 정하고 3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방제에 나섰다. 도와 농업기술원은 합동으로 전담지도사 70여 명을 긴급 투입해 방제 및 실태점검을 진행 중이다.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의 경우, 벼멸구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2024년 4월 22일부터 6월 21일 가입 기준으로, 병해충 최대인정피해율은 70%다. 농가들은 피해 발생 시 지역농협에 보험금 지급 신고를 할 수 있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키워드 : 벼멸구 | 영암군 | 피해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