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사상누각’ 지역순환경제 조례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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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 ‘사상누각’ 지역순환경제 조례 제정
공공조달·서민금융 등 통합관리, 11월7일 시행
전국 최초 내세워 군의원 발의로 제정 ‘속도전’
지방교부세 의존도 높아, 50억 기금 조성 부담
기존 8개 기금 목표액 미달, 통합 전용 검토 중
  • 입력 : 2024. 10.29(화) 19:15
  • 선호성 기자

영암군의회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50억원 규모의 지역순환경제 기본 조례를 제정했으나 절차적 정당성과 실현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군수 주요 정책사업을 군의원 발의로 처리한 데다, 지방교부세를 포함한 외부 재원 의존도가 70%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새 기금 조성이 가능할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암군은 지역에서 창출된 경제적 이익을 다시 지역에 재투자하는 ‘지역순환경제 기본 조례’를 제정하고 11월 7일부터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공공조달, 서민금융, 공공주택, 지역화폐, 로컬푸드, 사회적경제 조직 등 지역경제 전 분야를 아우르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군은 지역순환경제센터를 설립해 정책 실행을 뒷받침하고,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지역 주체들의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로컬푸드 매장 매출 2배 확대 ▲주거·의료·복지 등 공공서비스 사업 발굴 ▲지역 생산품 우선 구매 ▲영암군·의회·공공기관·기업 등 앵커기관 연계 강화를 4대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 조례 제정을 둘러싸고 우회입법 논란과 함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우선 우승희 군수의 주요 정책사업인 이 조례가 군수가 아닌 이만진 군의원의 대표발의로 제출됐다. 입법예고 기간도 10월 10일부터 15일까지 불과 5일에 그쳤다. 지자체장 발의는 20일 이상 입법예고가 의무지만, 의원 발의는 5일도 권고사항에 불과하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특히 기금 조성이나 센터 설립 등 행정기관의 예산과 조직이 수반되는 중요한 정책을 충분한 논의 없이 우회입법을 통해 속도전으로 추진했다는 지적이다.

재정적 실현 가능성도 의문이다. 현재 지방재정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24년 국세 수입은 당초 예산 대비 29.6조 원 감소한 337.7조 원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방교부세도 약 4.2조 원 감소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영암군은 현재 전라남도에서 유일하게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설치하지 않은 지자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기금 50억 원을 추가로 조성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지적이다.

실제 군의회 자치행정위원회에서 영암군은 기존 8개 기금의 통합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천수 의원은 자치행정위원회에서 “기금 8개가 모두 목표액을 채우지 못했는데 서로 통합해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주문했고, 이에 양회곤 기획감사과장은 “통합안정화기금이라는 통합계정을 운영할 수 있어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합재정안정화기금도 설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모호한 재원 계획의 새 기금 조성은 실현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더구나 기존 기금을 통합·전용하는 방안은 각 기금의 고유 목적을 훼손할 수 있으며, 기금의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조례는 HD현대삼호 등 앵커기업과 협력해 지역 농특산품 사용, 지역인재 우선 채용 등을 추진하고, 평가지표 개발을 통해 참여 기관의 성과를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민간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낼 실질적 유인책은 모호하다.

여기에 더해 조례상 “기금이 50억 원이 조성되지 않았더라도 활성화위원회에서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은 애초부터 목표액 달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을 시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안정적인 기금 운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라는 지적이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키워드 : 영암군 | 우회입법 | 지역순환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