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 군기 구매하는데…영암군 주요 도로 ‘낡은 군기’ 게양 왜?

HOME > 열린 뉴스 > 정치/자치
매년 새 군기 구매하는데…영암군 주요 도로 ‘낡은 군기’ 게양 왜?
2년간 2802만원 투입 새 군기 구매했지만, 체계적 관리 ‘전무’
새 군기·낡은 군기 뒤섞여… 행사장·주요 도로 ‘제각각’ 게양
담당부서 “납품일도 모르고, 점검도 못했다” 기본업무도 못해
  • 입력 : 2024. 10.31(목) 12:08
  • 선호성 기자

군민의 날과 월출산국립공원 박람회 등 대규모 행사가 열리는 영암군이 매년 수천만 원을 들여 새 군기를 구매하면서도 주요 도로에는 여전히 낡은 군기를 게양해 논란이 되고 있다.

31일 본지 취재결과 영암군은 지난 7월 15일 ‘2024 시가지 및 마을회관 게양용 태극기·군기 등 제작 구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1,288만 원이며, 태극기 850개와 군기 700개 등이 포함됐다.

현장 확인 결과 월출산박람회 행사장과 주차장에는 새 군기가 게양된 반면, 영암읍 중앙로 등 주요 도로에는 여전히 녹슬고 색이 바랜 낡은 군기가 게양돼 있었다. 같은 시기에 같은 지역에서도 새 군기와 낡은 군기가 혼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체계적인 관리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군기 교체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 (좌) 영암읍 중앙로 등 주요 도로에 계양된 군기와 태극기, (우) 주요 행사장에 계양된 군기와 태극기

더욱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단순 실수가 아닌 관리체계 부실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자치행정과가 검수를 담당하고 있음에도 납품 일자나 검수 기록 등 기본적인 서류관리 현황조차 즉각적으로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군기 관리를 담당하는 영암군 자치행정과 담당 팀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저도 다 점검은 못했다”며 “납품일자도 확인을 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1,288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된 사업임에도, 자치행정과는 보관과 배부를, 세무회계과는 계약을, 각 읍면은 실제 게양을 담당하는 등 업무가 분산되어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신규 구매한 군기의 보관 장소나 읍면 배부 현황 등 실질적인 관리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담당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영암군은 지난해에도 같은 목적으로 1,514만 원을 들여 군기를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2년 동안 2,802만 원의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정작 주요 도로에는 낡은 군기가 게양된 것이다.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구입해서 읍면별로 필요한 수량을 배부하고 남은 건 보관한다”고 했지만, 정작 새로 구매한 군기가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 실제 읍면 배부는 얼마나 이뤄졌는지 등 구체적인 현황은 파악하지 못했다.

군기는 지역의 상징이자 정체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물품이기에 매년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새 군기를 구매하면서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예산 낭비이자 행정의 책임성 부재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암군의 한 주민은 “군민의 날이나 월출산박람회처럼 외부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는 행사 기간에도 주요 도로에 낡은 군기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매년 새로 군기를 사들이면서 왜 체계적인 교체가 이뤄지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키워드 : 관리부실 | 영암군 | 예산낭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