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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이 심각한 재정위기 속에서도 31명의 대규모 일본 방문단을 파견해 논란이 되고 있다. 더욱이 내년 왕인문화축제에 일본 공연단을 초청하겠다는 계획까지 밝히면서, ‘퍼주기식’ 해외교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군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우승희 군수 대신 민일기 부군수를 단장으로 한 31명의 참배단을 일본 히라카타시에 파견했다. 5,800만 원이 투입된 이번 출장의 공식행사는 3일 오전 2시간의 묘전제가 전부다. 나머지는 도서관, 한자박물관, 정원 등 ‘테마견학’이란 이름의 관광성 일정이다.
참배단은 부군수를 단장으로 공무원 9명, 강찬원·정운갑·이만진 군의원 3명과 군의회 직원 4명, 민간인 15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혁신’을 표방하는 군정에서 혁신위원회 본위원회 류재민 위원장과 건설도시분과 부위원장까지 포함시켜 ‘관광성 외유’란 비판을 자초했다.
작년에는 우승희 군수를 단장으로 29명이 참가해 4,781만 원을 지출했다. 당시 민간인 여비만 3,048만 원에 달했다. ‘혁신’을 내세웠던 군수는 작년 자신이 이끈 호화출장을 올해는 부군수에게 맡기며 관행을 되풀이했다.
이러한 호화 해외출장이 이뤄지는 시점도 문제다. 올해 국세수입 감소로 전남 지역 교부세가 915억 원 감소될 전망이다. 영암군은 재정난을 이유로 각종 지원 보조금은 축소하거나 삭제하면서도, 호화 해외출장 예산만큼은 오히려 작년 4,781만 원에서 올해 5,800만 원으로 증액하며 강행하는 모습이다.
특히 영암군이 발표한 내년 왕인문화축제의 일본 왓소축제 공연단 초청은 더욱 문제다. 영암군청 관광스포츠과 담당자와의 통화에서 “현재는 가협약 단계”이며, “문체부 공모사업 선정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연단 초청에 필요한 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성급한 발표를 한 것이다.
담당자는 “공모 사업이 선정되면 일정 부분 군비가 필요할 경우 그때 다시 세우는 걸로 계획하고 있다”며 구체적 예산계획도, 양측의 비용분담 방안도 정해지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테마견학’이라는 명목의 시설 방문은 해마다 반복되는 전시성 일정에 불과했다. 작년 다케오 도서관을 ‘도서관 건립 참고’를 위해 방문했다면, 올해는 나카노시마 도서관을 같은 목적으로 들렀다. 쓰루미 녹지도 작년과 올해 연이어 방문하며 ‘사계절 정원 조성 참고’란 같은 명분을 내세웠다.
도서관 견학에 문화예술과 직원 1명 외 30명이, 정원 견학에 산림휴양과 직원 1명 외 다수 인원이 동행하는 등 실무 관련성도 찾기 힘들다. 수년째 같은 유형의 시설을 돌며 매번 ‘벤치마킹’을 외치지만, 실제 군정에 반영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이러한 대규모 방문은 상호 교류의 심각한 불균형을 보여준다. 영암군이 매년 30명 안팎의 대규모 인원을 4일 이상 체류시키며 5천만 원 이상을 쓰는 동안, 일본 측은 4~5명의 실무진이 이틀 일정으로 왕인문화축제만 다녀가는 수준이다.
영암군이 군수나 부군수를 단장으로 의원, 민간인까지 대거 포함시키는 것과 달리, 히라카타시는 축제 관련 실무자 중심으로 최소 인원만 파견한다. 1998년 우호교류가 시작된 이래 25년째 이어져 온 이러한 불균형은 ‘상호교류’라기보다 ‘일방통행’에 가깝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제교류의 실효성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성과는 불분명한 채 관행적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해외출장이 재정위기 시대에 적절한지, 실무진 중심의 실질적 교류로 전환해야 하지 않는지 근본적인 검토가 시급한 시점이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9(화)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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