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의회 ‘밀실감사’ 30년…견제는 사라지고, 관행만 남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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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의회 ‘밀실감사’ 30년…견제는 사라지고, 관행만 남았나
이달 28일부터 6일간 행정감사 예정
의원 개별면담에 질의응답 기록 全無
“변경계획 없다” 영암은 30년째 고수
전남 의회 대부분 공개회의 방식 채택
사후검증 불가능한 결과보고서만 남겨
  • 입력 : 2024. 11.14(목) 15:52
  • 선호성 기자
▲ 제303회 영암군의회 행정사무감사 회의록 - 구체적 내용 없이 ‘행정사무감사 실시’ 로만 기록돼 있다.

“저희가 사전에 집행부에 자료를 요구하고, 서류를 보시면서 의문나는 점 있으면 질문하시고…”

지난 11월 6일 영암군의회 의회사무과 담당 주무관은 행정사무감사 진행방식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군의회가 실시하는 행정사무감사는 의원과 집행부 공무원이 일대일로 면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개별면담에서 오고간 질의응답은 기록되지 않는다. 회의록은 존재하지만 내용은 전무하다.

영암군의회는 지방자치제 출범 이후 30여 년간 이같은 ‘밀실감사’를 이어오고 있다. 전남 22개 시군 중 14개 지역이 일반회의 방식으로, 목포·광양·무안·구례 등 4개 지역이 일대일 서류분석 후 회의방식으로 문제점을 공개 질의하는 혼합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도, 영암군의회는 여수·완도·담양과 함께 비공개 일대일 면담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결과보고서 작성과정도 문제다. 영암군의회는 “개별감사할 때 지적사항을 다 제출하면 그걸 최종적으로 결과보고서로 채택한다”고 밝혔다.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작성한 지적사항을 단순 취합하는 수준이다. 실제 감사과정에서 오고간 질의응답은 기록되지 않아 사후 검증이 불가능하다.

이는 영암군의회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와도 배치된다. 조례 제11조는 행정사무감사에 대해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군의회 회의규칙 제76조는 의장이 방청권을 발행하여 방청을 허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는 감사에서는 생중계는 물론 방청조차 불가능하다.

“아직까지는 다른 변경계획은 없습니다.”

비공개 일대일 감사방식의 문제점이 수년째 지적되고 있지만, 군의회는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 현행 방식을 이어가겠다는 게 군의회의 공식 입장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미 수년 전부터 지적됐다. “행정사무감사가 주로 대면감사로 이뤄지다보니 의원들이 실과소장 등을 불러놓고 군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파악했더라도 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으면 감사를 했는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라는 비판이 수년 전부터 제기됐다. 면담과정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파악해 놓고도 이를 덮거나 봐주기식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기간 매일 감사일지를 써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군민에 대한 활동보고서라는 점에서 공개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의원 모두가 감사일지를 작성해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매년 이어졌다.

이 같은 문제 제기가 계속되자 영암군의회는 올해 겨우 본회의서 채택된 결과보고서만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인 비공개 일대일 면담방식은 30년 전과 다름없이 유지되고 있다.

의회가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어, 3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밀실감사’는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지방의회 본연의 기능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이제는 군민들이 차기 선거에서 이러한 밀실감사를 끝까지 고수하며 군민의 알권리를 제한해 온 의원들을 어떻게 평가할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오는 25일부터 내달 20일까지 26일간 열리는 제312회 영암군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는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11월 28일부터 12월 3일까지 올해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한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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