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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5년부터 지방교부세 산정에 ‘생활인구’ 기준을 반영하기로 했다. 월 1회 이상, 하루 3시간 이상 체류하는 실질적인 생활인구가 교부세를 좌우하게 된 것이다.
재정자립도가 12%에 불과한 영암군으로서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자체수입으로는 행정운영에 필요한 최소 경비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생활인구 확보는 곧 재정 확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영암군은 올해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심각한 재정위기 상황에서도 왕인문화축제 예산을 전년(9.5억원) 대비 58% 증액한 15억원으로 늘렸고, 국화축제에도 16억원을 투입했다. 여기에 더해 전액 군비로 월출산국립공원박람회(7.8억원)라는 새로운 축제까지 신설했다. 이로 인해 주요 축제 예산만 39억원에 육박하게 됐고, 거의 매달 크고 작은 축제를 개최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와 정반대였다. 통계청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자료에 따르면, 영암군의 체류인구는 21만 3,157명(3월)에서 20만 1,359명(6월)으로 오히려 5.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의 체류인구가 평균 17.5%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상반기에 개최된 왕인문화축제는 더욱 충격적인 실상이 드러났다. 영암군이 2023년 89만명이라고 발표했던 방문객 수가 2024년 행정안전부의 실질 데이터 요구로 16만명으로 대폭 수정된 것이다.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이 수치는 그동안 지역축제의 성과가 얼마나 부풀려져 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통계 오류를 넘어 지역민들의 신뢰를 저버린 행정의 자화자찬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반기 주요 행사들도 마찬가지다. 국화축제는 전년 대비 34.3% 감소한 18만 4천명의 방문객을 기록했으며, 올해 처음 개최된 월출산국립공원박람회는 3만여명의 방문객에 그쳤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암군이 발표하는 축제 성과와 경제적 효과에 대한 신뢰도 역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무리한 축제 행정이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지방재정이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2024년 국세수입이 당초 예산보다 29.6조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지방교부세도 4.2조원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재정자립도가 12%에 불과한 영암군으로서는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재정위기로 각종 민간 지원 및 보조사업들을 줄이거나 없애고, 지역 정주환경 인프라도 터무니없이 미흡한 상태에서도, 효과도 불분명한 축제에 이렇게 많은 예산을 쏟아붓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영암군의 대응이다. 우승희 군수는 최근까지도 “내년에는 축제를 더욱 확대해 생활인구를 늘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체류인구 증가가 지방교부세 산정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지자체로서는 이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교부세 확보만을 위해 체류인구 증가에만 매몰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체류인구 증가가 지역의 실질적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례들이 확인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강원도의 경우, 체류인구가 등록인구의 8배에 달하지만 지방세 수입 증가나 실질적인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공공서비스 수요 증가로 인한 재정부담만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정책의 방향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체류인구를 늘리는 것보다 지역의 자립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교부세 확보를 위한 축제 확대가 또 다른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생활인구를 늘려 교부세를 더 받더라도, 그 돈은 다시 타 지자체와의 경쟁 속에서 축제에 재투자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지자체들은 더 많은 교부세를 받기 위해 더 많은 축제를 열게 되는 ‘축제 군비경쟁’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패한 정책을 반복하는 것보다, 새로운 길을 찾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생활인구라는 새로운 지표에 현혹되지 말고, 지역의 진정한 지속가능성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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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9(화)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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