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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10시 27분 선포했던 이번 계엄이 단순한 비상조치를 넘어 헌정질서를 완전히 뒤흔드는 중대한 시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계엄사령부가 발표한 포고령의 내용과 실제 군 병력 운용 방식을 살펴보면, 사실상의 쿠데타에 준하는 정황들이 포착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해제 후 여당 인사들을 만나 “야당을 향한 경고성 조치였을 뿐”이라며 의도를 축소했지만, 실제 현장에 투입된 계엄군들의 증언은 정반대였다. 주요 언론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한 계엄군은 “부대장들이 다 임무를 준 게 ‘국회의원들 다 끌어내라’ 였다”고 증언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권을 무력화하려 했다는 명백한 증거로 해석된다.
이러한 의도는 계엄사령부가 발표한 포고령에서도 확인된다. 박안수 육군대장 명의로 발표한 포고령 제1호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고 선포했다.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이번 조치에 대해 헌법이 보장하는 국회의 권한을 명백히 침해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헌법상 계엄 시에도 국회의 권한은 제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삼권분립의 근간을 훼손한 위헌적 행위라는 평가다. 헌법 제77조가 계엄하에서도 국회의 권한을 명시적으로 보장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포고령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을 기도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가짜 뉴스, 여론 조작, 허위 선동을 금한다”고 규정했다. 모든 언론과 출판도 계엄사의 통제를 받도록 했다.
이에 대해선 포고 내용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모호해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실상 계엄군이 마음대로 국민을 체포·구금할 수 있게 한 자의적 권한 부여라는 분석이다.
실제 군 병력 운용도 이런 의도를 뒷받침한다. 주요 언론매체 보도를 종합해보면, 3일 밤 10시 30분 1공수여단과 707특임단이 비상 소집돼 국회로 출동했다. 특히 707특임단의 경우 실탄이 든 탄통은 물론 소총, 기관단총, 샷건, 저격용 화기, 야간투시경, 통로개척장비까지 완전무장했다. 이는 최악의 경우 인명 살상도 감수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됐다는 점이다. 계엄 발표 이틀 전인 2일부터 이미 707특임단은 외부훈련을 전면 취소하고 비상대기에 들어갔다. 3일 낮에는 합동훈련과 전술평가가 취소됐으며, 출동을 위한 군장검사가 진행됐다.
여기에 이번 계엄의 지휘라인도 주목할 만하다. 윤석열 대통령을 정점으로 김용현 국방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종선 국군777사령관, 황세영 서울경찰청 101경비단장 등 주요 지휘관들이 충암고 출신으로 포진했다. 합동수사본부장으로 예정됐던 여인형 방첩사령관도 같은 학맥이다.
그러나 이처럼 치밀하게 준비된 계엄이 실패로 돌아간 배경에는 두 가지 결정적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큰 실수는 공군과의 사전 협조 미비였다. 707특임단은 국회 점령을 위해 한강을 따라 헬기로 이동해야 했는데, 용산 대통령실 주변 비행금지구역 통과를 위한 공군 측 협조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당초 23시까지로 예정됐던 국회 점령이 48분이나 지연됐다.
두 번째는 초기 국회 봉쇄를 국회경비대에만 의존한 점이다. 평소 국회와 의원들을 경호하는 임무를 맡은 국회경비대는 의원들의 국회 진입을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못했다. 이후 5개 기동대가 추가 투입됐으나 이미 많은 의원들이 담장을 넘어 본회의장에 진입한 뒤였다.
이 48분의 지연이 야당과 시민들에게는 골든타임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 시간 동안 100여 명의 국회의원이 본회의장에 집결했고, 국회 직원들과 시민들은 계엄군의 진입을 저지하는데 성공했다. 결국 4일 새벽 1시 5분, 국회의원 190명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로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러한 혼선은 김용현 국방장관을 중심으로 한 ‘충암파’ 세력이 보안 유지에만 치중한 나머지, 군 내부의 정상적인 지휘체계를 무시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실제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5일 국회 청문회에서 “병력 이동이나 포고령 문안 등에 대해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2차 계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4개월 전 계엄 가능성을 처음 제기했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궁지에 몰린 대통령이 더 극악한 방법으로 다시 시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최고위원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사퇴에 대해 “일시적인 후퇴일 뿐”이라며, 대통령이 여전히 계엄권을 보유하고 있는 현 상황을 “술에 취한 운전자의 손에 탱크가 주어져 있는 상태”로 비유했다. 특히 김건희 특검과 명태균 조사의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제2, 제3의 계엄 시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9(화)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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