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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이 위장 지역업체의 실체가 드러났음에도 수의계약을 이어가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본지가 지난 10월 8일 실체가 의심되는 인쇄업체들과 5억 원이 넘는 수의계약 체결 의혹을 제기한 이후에도, 영암군은 해당 업체와의 계약을 지속하며 지난 2개월여 간 7천만 원이 넘는 추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드러난 위장업체 실체…더욱 정교했던 수법
본지 후속 취재 결과, 가짜 지역업체였던 ‘D 업체’와 ‘G 업체’ 모두가 실제로는 광주 소재 DS 업체의 위장업체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영암군의 지역업체 우대 정책을 악용하기 위해 각각 다른 명의로 영암군 내에 허위 주소지를 등록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의 계약 패턴이다. D 업체는 2020년 등록 이후 2년간 단 한 건의 계약도 없다가, 우승희 군수 취임(2022년 7월) 직후인 2022년 11월부터 갑자기 계약이 급증했다. 2022년 11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약 2년간 총 36건, 3억 9,807만 6,650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G 업체 역시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2019년 등록 후 2020년에 단 한 건의 계약만 있다가 2022년 11월부터 계약이 집중됐다. 같은 기간 총 18건, 1억 2,576만 7,000원의 계약을 따냈다. 두 업체를 합하면 2년간 총 54건, 5억 2,384만 3,650원 규모의 계약이 체결된 셈이다.
D 업체는 2020년 인쇄업 등록 당시 1년 임대 기간으로 건물주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후 기간 만료 이후 갱신되지 않았고, G 업체는 건물주 동의 없이 임의로 작성한 임대계약서를 제출한 정황이 포착됐다.
등록 주소지 현장 확인 결과, 당시 D 업체 주소지 건물은 1층은 약국과 미용실·2층은 공실이었으며, G 업체 주소지에는 철물점만이 존재했을 뿐 어디에도 인쇄 관련 시설은 찾을 수 없었다. 더욱이 영암군 계약정보시스템상 D 업체가 상호를 DS 업체로 바꾸고 광주로 주소를 바꾼 것으로 확인됐으나, 해당 광주 주소지에서도 역시나 DS 업체의 실체가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실체가 드러난 후에도 영암군의 대응은 의문을 키웠다. G 업체와의 계약은 전면 중단되고 해당 물량은 지역업체, 특히 지역 언론사들에 분산된 반면, D 업체는 단순히 상호와 주소지만 바꾼 채 계약이 지속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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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현황과 ‘쪼개기 계약’ 정황
본지의 최초 보도(10월 8일) 당시 영암군 계약정보시스템 분석 결과, D 업체는 하루에만 6건, 약 7,500만 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확인됐었다. 이는 경쟁입찰을 회피하기 위해 2,000만 원 이상의 계약을 의도적으로 쪼개 수의계약으로 처리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한다.
특히 D 업체와 G 업체는 각각 본예산서와 부속책자라는 역할을 분담하며 계약을 따냈는데, 이러한 패턴은 대규모 수의계약을 의도적으로 분할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만약 이들이 실제로 동일 업체라면, 이는 단순한 위장을 넘어 계약 분할을 통한 조직적 특혜 의혹으로 발전할 수 있는 사안이다.
‘형식적 심사’로 포장된 의도적 특혜 의혹
영암군은 계약 서류의 형식적 요건만 갖추면 실제 사업장 존재 여부는 확인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기획감사실 관계자는 “서류에 위조성까지 따지며 저희가 중소기업청한테 물을 수는 없는 것”이라며 서류 확인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실체가 의심되는 업체와의 계약은 지속해야 한다는 모순된 태도를 보였다. 더욱이 수의계약임에도 “천만 원 이상은 직생(직접생산증명)이 필요하다”며 경쟁입찰에서나 요구되는 자격요건을 거론하는 등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영암에 적격 업체가 없어 광주 업체와 계약이 불가피했다는 영암군의 주장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광주에는 충분한 전문 인쇄업체들이 있음에도, 굳이 지역에 불법으로 위장 등록까지 한 실체 불명의 특정 업체와만 계약을 고집한 것은 단순한 행정 편의주의로 설명되기 어렵다. 이는 윗선의 특별한 지시 없이는 설명되기 어려운 대목이다.
특히 심각한 것은 행정의 책임 회피다. 발주부서인 기획감사과는 처음 “계약은 회계과 소관”이라며 발뺌했고, 계약부서인 세무회계과는 “서류상 문제없다”며 형식논리를 폈다. 인쇄업 등록을 담당하는 문화예술과는 “변경신고는 업체 의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결국에는 기획감사과에서 별도로 연락이 와 “본인들이 지시한 업체”라고 밝혔다.
보도 이후에도 이어진 특혜 논란 계약들
본지의 최초 보도(10월 8일) 이후 영암군은 G 업체와의 그동안의 계약 물량을 관내 인쇄업체(1,283만 원) 한 곳과 지역 언론사들(한 곳에 1,782만 원, 두 곳에 각각 598만 원씩)에게 분산 발주했다.
하지만 실체가 의심되는 DS 업체(이전 D 업체)와는 여전히 7,369만 원 상당의 계약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에 대해 “예산의 신속성, 보안성” 때문이라는 영암군의 주장은, 실체가 불분명한 위장업체에 보안이 요구되는 예산서 인쇄를 맡긴다는 점에서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더해 계약 담당 부서가 업체의 실체를 확인하지 않고 형식적 심사만으로 계약을 진행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수의계약의 경우 업체 선정의 정당성을 입증할 책임이 행정기관에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기본적 확인 절차의 생략은 의도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계약 실무자들이 기본적인 확인 절차도 생략한 채 특정 업체와의 계약을 지속했다는 것은, 이들의 윗선에서 해당 업체와의 계약을 사실상 지시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천민성 세무회계과장이 “발주부서의 의견을 들어서 계약을 해주고 있다”고 한 발언에서도 일부 드러난다.
![]() ▲ 영암군 계약정보시스템 캡처화면. DS업체(구 D업체)는 본지 보도(10.8) 이후에도 같은 날짜에 다수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의도적인 계약 분할(‘쪼개기 계약’) 정황이 포착된다. |
‘지역순환경제’ 외치며 예산은 역외 유출
이번 사태는 영암군이 현재 추진을 준비 중인 ‘지역순환경제’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우승희 군수는 지역순환경제 활성화를 군정 핵심과제로 내세우며 관련 조례까지 제정했다. 지역 내 생산과 소비, 재투자가 선순환하는 경제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영암군은 관내 75개 인쇄업체를 두고도 광주소재 업체의 위장 등록을 눈감아준 것은 물론, 2년간 6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이 업체에 몰아줬다. 이는 지역자금의 역외 유출을 부추기는 것으로, 지역순환경제 정책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태가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제기된다.
법적 책임과 제도 개선 시급
이번 사태는 단순한 행정 실수나 관리 부실을 넘어선다. 허위 서류 제출, 지방계약법 위반(쪼개기 계약), 직무유기 등 다양한 법적 책임이 제기될 수 있는 사안이다.
이에 상급기관의 특별감사와 함께 관련자들의 직무유기 여부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위장 지역업체를 이용한 수의계약 남발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또한 시급하다. 특히 인쇄업 등록 심사 강화, 계약 심사 절차 개선, 부서간 정보 공유 체계 구축 등 구체적인 개선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6.09.29(화)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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