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은 없고 당사자만 있었던 ‘주민’공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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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은 없고 당사자만 있었던 ‘주민’공청회
  • 입력 : 2024. 12.20(금) 14:36
  • 영암열린신문

영암군이 가축사육시설 입지규제 완화를 위한 주민공청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번 공청회는 시작부터 끝까지 문제투성이었다. 군의회와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더니, 정작 공청회장에는 정작 일반 주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200명을 예상했던 참석인원은 고작 60~70명에 그쳤고, 그마저도 대부분이 축산농가 관계자들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행정의 자세다. 조례 개정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다루면서 의회와의 협의는커녕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절차상 하자를 넘어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행태다. “도둑놈처럼 슬그머니”라는 의회의 질타는 결코 과하지 않다.

더욱 아쉬운 것은 공청회의 운영방식이다. 한우·젖소의 거리제한을 250m에서 200m로, 돼지의 경우 2000m에서 700m까지 완화하겠다는 것은 전체 주민의 생활환경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정작 이해당사자인 일반 주민들의 참여는 저조했다. 이는 홍보 부족이나 시간적 제약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처음부터 축산농가 의견 수렴에만 초점이 맞춰진 공청회였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전체 인구의 2%에 불과한 축산농가를 위해 나머지 98%가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현재도 악취 문제로 고통받는 주민들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규제 완화는 더욱 세심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제라도 영암군은 행정의 편의주의적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주민공청회가 되려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충분한 논의 과정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것이 결국 축산농가와 일반 주민이 상생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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