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기 영암 민간인학살 유족 승소…태아 위자료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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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기 영암 민간인학살 유족 승소…태아 위자료도 인정
유족 배상액 본인 8천만원 결정
경찰 의심총살 74년 만에 해결
태아도 배상권리 첫 인정 판결
  • 입력 : 2025. 02.07(금) 14:11
  • 이민정 기자

광주지방법원이 74년 전 영암에서 발생한 민간인학살 사건 피해자의 유족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태아였던 자녀에게도 위자료를 인정했다.

광주지법 민사11단독 한종환 부장판사는 지난달 27일 1950년 영암에서 발생한 민간인학살 피해자 A씨의 유족 6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본인 8000만 원, 배우자 4000만 원, 자녀 각각 800만 원의 위자료 지급을 결정했다. A씨가 희생될 당시 태아였던 자녀에 대해서도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보는’ 민법 762조를 적용해 다른 자녀들과 동일한 배상금을 인정했다.

사건은 1950년 10월 22일 영암군 덕진면 용산리 당산동 마을에서 발생했다. 당시 A씨는 빨치산과 연락했다는 의심을 받아 경찰에 의해 총살당했다.

유족들은 2022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로부터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결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희생자의 아들이 마을 주민들이 아버지의 시신을 수습해 집으로 옮긴 정황을 증언했다.

국가 측은 소송 과정에서 소멸시효 3년 경과를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민간인 집단 희생 사건의 경우 진상규명 결정 통지를 받은 시점부터 시효가 시작된”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족들이 국가의 불법행위로 오랜 기간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며 배상 결정 이유를 밝혔다.

이번 판결은 한국전쟁 민간인학살 사건에서 태아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한 사례로 기록됐다.
이민정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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