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가 부른 ‘왕우렁이의 역습’…전남 1만6천ha 긴급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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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가 부른 ‘왕우렁이의 역습’…전남 1만6천ha 긴급 관리
피해면적 500배 급증 비상대책
작년 영암군 917농가 피해 속출
논 깊이갈이로 월동 차단 독려
친환경농법 대안 마련 과제로
  • 입력 : 2025. 02.07(금) 14:32
  • 선호성 기자

전라남도가 왕우렁이 월동 피해를 막기 위한 대대적인 예방 대책에 나섰다. 전남도는 지난달 31일, 해남·진도·강진·고흥 등 서남부 10개 시군의 친환경 벼 재배단지와 피해 우려가 큰 간척지를 ‘우심지구’로 지정하고 1만 5,943ha에 대한 특별 관리에 돌입했다.

이는 2024년 이상기후로 인한 왕우렁이 피해가 급증한 데 따른 조치다. 지난해 겨울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2도 높은 4.6도를 기록하고, 강수량도 78mm로 크게 늘면서 왕우렁이의 월동 생존율이 급증했다. 생존 개체들이 40mm 이상까지 성장해 모내기 직후의 어린 모를 갉아먹으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그 결과 2023년 3.1ha에 불과하던 피해면적이 2024년에는 1,593ha(축구장 2,231개 규모)로 500배 이상 폭증했다.


영암군 친환경농가, 917농가 250ha 피해

지난해 전남 서부권의 주요 친환경농업 지역인 영암군의 상황도 예외는 아니었다. 군 집계 결과에 따르면 917농가 250ha에서 왕우렁이 피해가 발생했다. 일부 농가는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모내기를 반복해야 했다. 영암군의회 경제건설위원회는 관련해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은 피해가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에 군은 피해 농가들을 위해 친환경농가용 우릉탄과 일반농가용 키타진 등 방제약제를 긴급 공급했으며, 학산면에서는 농촌 보존환경 프로그램을 가동해 5톤 가량의 왕우렁이를 자체 수거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나섰다.


정부·지자체 “관리체계 전면 개편”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월 9일 ‘왕우렁이 관리지침’을 전면 개정했다. 새 지침은 크기가 큰 성체 우렁이 투입을 전면 금지하고, 10mm 이내의 어린 개체나 15mm 내외의 중간 크기 개체만 허용하도록 했다. 또한 벼농사 중심이던 관리대상을 미나리밭까지 확대했는데, 이는 최근 미나리 재배지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조치다.

더불어 정부는 공익직불금 준수사항에 왕우렁이 수거활동을 포함시켜 농가들의 자발적 관리를 유도하고 있다. 전남도 역시 이달 말까지를 중점 추진기간으로 정하고 논 깊이갈이와 월동작물 재배를 통한 논 말리기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박종호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유기농업과 연구사는 “깊이갈이는 동면 중인 왕우렁이를 지면 위로 끌어내 동사시키고, 건조한 환경을 조성해 월동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대체 농법 개발이 시급한 과제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김상기 한국친환경농업협회장은 “왕우렁이농법이 기후위기로 한계에 직면했지만, 대규모 농경지에서 이를 대체할 만한 친환경 제초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김영석 전남도 친환경농업과장 역시 “당장은 철저한 예방과 관리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되, 장기적으로는 대체 농법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키워드 : 왕우렁이 | 월동 | 전라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