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재해보험 실태, 이대로 둘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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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작물재해보험 실태, 이대로 둘 수 없다
  • 입력 : 2025. 02.21(금) 15:42
  • 영암열린신문

농작물재해보험을 둘러싼 충격적 실태가 드러났다. 영암 금정면 떫은감 농가들이 20년 넘게 요구해온 ‘일소피해로 인한 낙과 보상’이 알고 보니 2017년부터 이미 보험약관에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실수나 소통의 부재를 넘어서는, 근본적인 제도 운영의 결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더욱 심각한 것은 보험 조사 현장에서 ‘나무에 달린 과실만 인정한다’는 왜곡된 지침이 마치 불문율처럼 작용해 왔다는 점이다. NH농협손해보험 전남총국장조차 이 약관의 존재를 몰랐다는 사실은, 이러한 왜곡이 얼마나 구조적이고 조직적이었는지를 방증한다. 농민들의 생존과 직결된 보험제도가 이처럼 불투명하게 운영되어 온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현행 농작물재해보험 체계에서 손해평가를 담당하는 법인이 전국에 고작 2~3개뿐이라는 점도 문제다. 이들은 3년마다 입찰을 통해 선정되며, 보험사의 매뉴얼과 교육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피해 조사를 저해하는 근본적 한계로 작용한다.

피해 농가들의 분노는 당연하다. 작년 한 해 금정농협 가입 농가들의 일소 피해 보상액이 20억 원에 달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현행 자기부담금 20% 규정으로 인해 실제 피해를 입고도 한 푼도 받지 못한 농가가 전체의 3분의 1에 이른다는 사실은 제도의 맹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제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려야 한다. 누가 약관에 있는 내용을 숨기고, 왜곡된 매뉴얼을 만들어 시행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아울러 과거 피해에 대한 소급 적용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나아가 현행 농작물재해보험 제도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