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행정평가의 두 얼굴: 혁신평가 ‘우수’ vs 민원서비스 ‘최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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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 행정평가의 두 얼굴: 혁신평가 ‘우수’ vs 민원서비스 ‘최하위’
화려한 정책 혁신-부실한 민원서비스 불균형
특화사업엔 ‘집중’…일상 민원서비스엔 ‘소홀’
  • 입력 : 2025. 02.28(금) 13:18
  • 선호성 기자

상반된 평가의 현실

영암군이 행정안전부 평가에서 보인 상반된 성적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5일 영암군(군수 우승희)은 행정안전부의 ‘2024년 지방자치단체 혁신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3주 전인 2월 4일, 같은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4년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는 하위 10%에 해당하는 ‘마등급’을 기록하며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같은 기관이 실시한 평가에서 한쪽은 연속 ‘우수’, 다른 한쪽은 ‘최하위’라는 극단적인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는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평가 지표의 차이와 의미

두 평가의 차이점을 들여다보면 영암군 행정의 실상이 엿보인다.

‘혁신평가’는 혁신 활동 내재화, 현장 중심 소통, 주민서비스 개선 등 11개 세부지표를 기준으로 했다. 영암군은 농기계 무상임대, 영암형 공공주택, 소아청소년과 개설 등 특화사업을 중심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민원서비스 평가’는 민원행정전략, 민원제도 운영, 민원만족도 등 5개 항목을 기준으로 했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는 민원인 보호를 위한 ‘휴대용 보호장비 보급률’과 ‘구비서류 감축 실적’, ‘고충민원 해결 노력’ 등이 강화됐다.

이는 영암군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특화사업과 혁신정책에는 역량을 집중하는 반면, 일상적인 민원서비스와 행정 기본기에는 소홀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 행정안전부에서 발표한 ‘2024년 민원서비스 종합평가’ 결과


눈에 보이는 성과와 보이지 않는 부실

영암군의 이러한 상반된 평가 결과는 ‘보여주기식 행정’의 전형적 사례로 볼 수 있다.

혁신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업들은 대부분 주민들에게 가시적으로 혜택을 제공하거나 언론에 알리기 좋은 정책들이다. 반면 민원서비스는 지자체 행정의 기본이자 골간이지만, 화려한 성과로 드러나기 어려운 영역이다.

같은 전남지역의 담양군과 화순군이 3년 연속 민원서비스 최상위 등급인 ‘가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영암군의 민원서비스 추락은 단순한 우연이 아닌 행정력 배분의 불균형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주민 체감도의 괴리

특히 우려되는 점은 영암군수가 강조한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최우선으로, 군민 누구나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라는 발언과 실제 주민들이 체감하는 행정서비스 사이의 괴리다.

혁신적인 정책과 특화사업도 중요하지만, 군민들이 일상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은 기본적인 민원서비스다. 민원서비스가 최하위권에 머무른다면, 아무리 좋은 특화사업도 주민 체감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행정의 불균형, 해결책은?

행정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영암군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먼저, 혁신평가에서 인정받은 정책 개발과 특화사업의 노하우를 민원서비스 개선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충북 음성군이 지적재조사사업에서 민원인 의견을 사전에 반영해 불복민원을 최소화한 사례나, 경기 하남시가 민원접수창구에 경력직 코디네이터와 전문상담관을 배치한 사례는 좋은 참고가 될 수 있다.

또한 민원서비스 개선을 위한 전담팀 구성, 민원처리 시스템 재검토, 민원 공무원 역량 강화 등 근본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특히 최근 청렴도 평가에서도 하위권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행정 전반에 걸친 종합적인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균형 잡힌 행정으로 진정한 ‘우수기관’ 되어야

영암군의 사례는 지방자치단체가 진정한 ‘우수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화려한 특화사업뿐 아니라 기본에 충실한 균형 잡힌 행정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군민들이 체감하는 행정서비스의 질은 특별한 날 받는 혜택보다 매일 접하는 기본 서비스에서 더 크게 좌우된다. 영암군이 혁신평가와 민원서비스 평가 모두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주민 중심 행정’이 실현될 것이다.

영암군 행정이 보여준 이러한 불균형은 다른 지자체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 정부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행정서비스의 질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키워드 : 민원서비스 | 영암군 | 혁신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