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행하는 행정, 영암군의 무모한 수제맥주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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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행하는 행정, 영암군의 무모한 수제맥주 도전
  • 입력 : 2025. 03.07(금) 13:33
  • 영암열린신문

영암군이 20억 원을 투입해 수제맥주 양조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은 지방행정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전국적으로 수제맥주 시장이 급격히 침체되고 99%가 실패한 시장에 우리 군이 뒤늦게 뛰어드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집행부의 근거 없는 낙관론이다. 대기업들조차 철수한 시장에서 전문성과 자본력이 부족한 지자체가 성공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군산시와 산청군의 사례만 보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안일한 태도는 행정의 전문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태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의사결정 과정이다. 위원들의 합리적인 우려와 전문위원실의 검토보고에도 불구하고 조례는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에 더해 사업 실패 시 책임 소재와 후속 대책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영암군 수제맥주 양조장 사업은 지역 특산물과의 연계, 품질 개선, 마케팅 전략 등이 모두 불분명한 채로 추진되고 있다. 달빛축제에서 무료 제공된 수제맥주마저 지역 주민들이 외면했던 사실을 상기해볼 때, 과연 이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모든 행정이 안전한 길만 택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모험적인 투자에는 철저한 사전 조사와 리스크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영암군의회는 3월 임시회에서 민간위탁 동의안을 심의하기 전, 이 사업이 정말 영암군민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영암군은 지금이라도 수제맥주 양조장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성공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실패 시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주민의 세금이 엄중하고 효율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영암군 집행부는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