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보] 영암 구제역, 방역망 뚫고 확산…무안까지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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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보] 영암 구제역, 방역망 뚫고 확산…무안까지 번져
5일만에 5건 확진 334마리 살처분
10개 시군 위기경보 ‘심각’ 격상
영암군, 왕인문화축제 5월로 연기
  • 입력 : 2025. 03.17(월) 16:15
  • 선호성 기자

영암군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방역망을 뚫고 인근 무안군까지 확산되면서 전남 축산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영암 첫 발생에 이어 방역지역 내에서 3건이 추가로 발생했고, 18km 떨어진 무안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오며 5일 만에 5건으로 늘어났다.

17일 전라남도와 구제역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13일 영암군 도포면 한우농장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14일 영암 인근 농가 3곳에서 추가 감염이 확인됐다. 16일에는 영암에서 18km 떨어진 무안군의 한 한우농장에서도 구제역이 확진됐다.

무안군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방역당국이 설정한 3km 방역대 바깥에서 발생한 첫 사례다. 특히 해당 농장은 전날(15일) 백신 접종을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이튿날 새벽 농장주가 소 한 마리의 콧물 증상을 발견해 신고했으며, 정밀검사 결과 총 3마리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영암군에서 246마리, 무안군에서 88마리 등 총 334마리의 소가 살처분됐다. 전남도는 최초 발생 농가는 사육 중인 소 전체를 살처분했지만, 추가 발생 농장에 대해서는 양성 확인 가축만 선별적으로 살처분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중수본은 무안군과 인접한 함평군, 신안군의 구제역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상향했다. 이로써 영암, 무안, 함평, 신안과 함께 나주, 화순, 장흥, 강진, 해남, 목포 등 총 10개 시군이 ‘심각’ 단계로 지정됐다.


통제초소 17개로 확대, 백신 접종 총력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당국은 전남 우제류 사육 농장과 축산시설, 축산차량에 대해 17일 오후 10시까지 36시간 동안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이는 방역에 필요한 최소한의 이동만 허용하고 모든 축산 관련 이동을 제한하는 조치다.

영암군은 당초 4곳에 설치 예정이던 통제초소를 10곳으로 확대했고, 현재는 17개소로 늘려 공직자를 투입해 24시간 운영체제에 들어갔다. 공동방제단 등의 소독차량 9대로 이미 확보한 1,500L 소독약품을 활용해 구제역 발생지 주변도로를 집중 소독하고 있다.

전남도는 백신접종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족한 백신 47만 분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즉시 공급받아 영암과 인접 7개 시군 전체 우제류 농장에 대해 긴급 백신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이미 방역대 한우 109농가 8,628두에 대한 백신접종은 15일 오전에 완료했으며, 발생지역과 인접한 10개 시군은 17일까지, 다른 시군도 22일까지 일정을 최대한 당겨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영남 전남도 동물방역과장은 “백신접종을 신속하게 완료하는 것이 확산을 막는 최선의 길”이라며 “보통 항체 형성은 7일에서 10일 정도 걸리기 때문에 그 기간에는 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염경로 ‘오리무중’…제주 여행설도

현재까지 방역당국은 구제역의 명확한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영암 농장주는 최근 20여 명과 함께 제주도로 단체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제주 여행 과정에서 구제역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한 감염경로를 조사 중이다.

특히 무안에서 발생한 5번째 구제역 확진 사례는 첫 발생지인 영암에서 18km나 떨어져 있어 두 사례 간 역학적 연관성을 찾기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외부에서 공기 전파 등으로 감염원이 유입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초 확진된 농가의 소들은 지난해 4월과 10월 두 차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였으며, 침흘림 등 임상 증상을 보였으나 고열과 수포 등 전형적인 구제역 증상은 확인되지 않았다. 무안 발생 농장 역시 백신접종을 마쳤음에도 감염되어 방역당국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한우 수출 길 막히고…왕인문화축제 연기

구제역 발생은 지역 경제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전남산 한우의 홍콩, 캄보디아, 마카오, 아랍에미리트(UAE), 말레이시아 5개국 수출이 즉시 중단됐다. 다만 세계무역기구(WTO) 지역화 협정 원칙에 따라 전남 이외 지역에서 사육·도축한 한우는 캄보디아를 제외한 4개국에 계속 수출이 가능하다.

박석환 한우협회무안군지부장은 “전남이 청정 지역이라고 해서 소 가격도 어느 정도 유지돼 있었는데 이번 기회로 그런 부분들이 무너지고 우리 지역을 기피하는 현상이 생길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구제역 확산 여파로 지역 축제도 연기됐다. 영암군은 당초 3월 29일부터 4월 6일까지 왕인박사유적지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5 영암왕인문화축제’를 5월 3일부터 6일까지로 한 달가량 연기했다. 무안군 역시 3월 28일 예정이던 ‘돈세고(돼지·세발나물·고구마) 축제’를 4월 19일로 미뤘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17일 도청 재난상황실에서 구제역 재난대책회의를 열고 “빠짐없이 신속히 백신접종해서 바이러스 방어력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모든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최단기간에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며 “앞으로 1주일이 중요하니, 추가 발생이 없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승준 영암군 농축산유통과장은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어려움을 하루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영암군민의 협력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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