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유족들이 이 땅의 대통합과 평화통일을 앞당기고자 결의하면서 맑은 술 한 잔을 올리며 굳게 다짐합니다. 지실규명과 명예회복을 반드시 실현하겠사오니 우리를 도우소서! 영령들이시어! 바라옵건대 부디 천상에서 안심하시고 편히 잠드소서!”

지난 12일 오전 영암군 군민회관에서 열린 ‘제8회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영암군 합동추모제’에서 신중재 영암군유족회장이 축문을 읽으며 영령을 기렸다. 이날 합동추모제에 참석한 유족과 추모제 행사 관계자 400여명은 고개를 숙이며 넋을 달랬다.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영암군유족회가 주최하고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전국유족회·전남유족회, 영암군 및 영암군의회가 후원한 이번 추모제는 초혼무에 이어 전통제례, 추모식 순으로 진행됐다. 전통제례는 신중재 영암군유족회 회장이 초헌관으로, 김원배 수석부회장이 아헌관으로, 최원길 부회장이 종헌관으로 참여했다.

추모식에는 우승희 군수, 고화자 군의회 부의장, 홍기축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전남유족회장, 김복영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전국유족회장 등이 참석했다.


추모식에서 신중재 유족회장은 “다행히 유족들의 염원인 진실규명의 길이 열려 작년 1월부터 현재까지 920여명의 신청서를 ‘진화위’에 제출해 조사 중이고, 8월말, 학산면,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자 133명이 진실규명 결정서를 받았으며, 군경 일부분의 결정서가 11월에 내려진다”면서 “우리 유족들이 어느 때보다 단합하고 마음을 모아 진실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추모사에서 “영암군도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노력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러한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평화통일의 역량을 모아 나가는 것은 물론, 희생자 가족들이 희망 속에서 평안하고 즐겁게 생활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영암군유족회는 결의문을 통해 ▲정부는 국가 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 학살의 진실을 후손에게 교훈으로 남길 수 있도록 학생들이 쓰는 교과서에 즉각 수록하라 ▲정부와 국회는 유족들 배·보상법과 적대세력 희생자도 구제하는 법, 소멸시효법을 즉각 철폐하라 ▲정부는 억울하게 희생되어 구천을 떠도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를 기리는 국가 추념일을 즉각 제정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