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갑 의원

무제한 연임이 가능한 지역농협 비상임조합장직의 연임에 제동이 걸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윤재갑 국회의원은 지난 11일 지역농협 비상임조합장의 ‘무제한 연임’을 막는 ‘농업협동조합법’(이하 농협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 농협법은 2004년 법 개정으로 지역농협 임원 중 상임인 조합장의 임기를 두 차례에 한해 연임(3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상임조합장에만 적용되는 규정일 뿐이어서 비상임조합장, 이사, 감사에 대한 임기는 제한이 없어 장기 재임이 가능하다.

실제로 비상임조합장을 두고 있는 전국 462개 지역 농협(전체 지역농협의 41.3%) 조합장의 16.2%가 4선 이상으로 나타났다. 37년간 10선을 한 경우까지 있다. 전남지역의 경우 3개 농협이 20년간 5선을 연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지역농협에 비상임조합장제도를 도입한 취지는 조합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지역농협의 경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겨 조합원의 실익을 극대화한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비상임조합장, 이사, 감사 등이 장기 재임을 통해 상임조합장과 유사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친인척 채용 비리나 일감 몰아주기 등의 각종 폐단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윤재갑 의원은 지역농협의 변화와 쇄신을 도모하기 위해 상임조합장과 마찬가지로 비상임조합장, 이사, 감사도 두 차례에 한해 연임하도록 임기를 제한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윤 의원은 “조합장직은 종신적·세습적으로 변질돼 실제 30년 이상 직을 수행하는 조합이 있고, 전직 조합장이 선택한 사람이 조합장이 되는 세습적 행태를 띠고 있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제도개선을 주문한 만큼 반드시 연내에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지난 2013년 3월 당시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비상임조합장 연임 제한(2회)’ 법안을 발의한 적이 있다. 하지만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또 지난해 2월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이 비상임조합장과 이사까지 연임 제한 대상을 확대한 법안을 냈지만, 1년 8개월째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