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월출도가 ‘보라’, 남도의 새로운 술 문화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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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월출도가 ‘보라’, 남도의 새로운 술 문화를 열다
  • 입력 : 2024. 09.11(수) 20:39
  • 선호성 기자
▲ 9월을 대표하는 남도 전통주로 선정된 영암 월출도가의 ‘보라’

전라남도가 9월을 대표하는 남도 전통주로 영암 월출도가의 ‘보라’를 선정했다. ‘보라’는 영암의 특산물인 자색고구마로 빚은 독특한 보랏빛 탁주와 약주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전통주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보랏빛 매력, ‘보라’

‘보라’는 영암의 유기농 멥쌀과 찹쌀, 자색고구마, 국산 누룩으로 만든다. 150일간의 숙성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 이 술은 탁주와 약주 두 종류로 출시되며, 모두 18도의 알코올 도수를 자랑한다.

월출도가의 김창중 대표는 “‘보라’는 젊은 층과 외국인을 겨냥해 개발했다”며 “단순히 하얀 술이 아닌, 시각적으로도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보라’의 독특한 보랏빛 색상은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젊은 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 경상도 등 타 지역은 물론 외국인들이 많은 이태원에서도 특별히 ‘보라’를 주문하는 곳들도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 월출도가 김창중 대표


150일간의 정성, ‘보라’의 깊은 맛을 빚다

‘보라’의 탄생 과정은 150일에 걸친, 짧지 않은 여정이다. 김 대표는 “우선 쌀을 400에서 500번 정도 씻는 것으로 시작한다. 일반적인 밥을 지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횟수다. 이는 쌀의 지방과 단백질을 최대한 제거해 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통 누룩으로 2~3일간 전발효를 거친 후, 90일 정도의 후발효 과정을 거친다. 발효가 끝나면 술을 걸러내고, 다시 한 달 정도 숙성을 거친다. 수작업으로 정성스레 분리해 낸 술은 다시 또 한 달간 숙성을 거쳐 비로소 완성된다”고 전했다.

▲ 전통주 조주 과정 중 침지 및 세척 과정

이렇게 완성된 ‘보라 탁주’는 알싸하면서도 부드러운 첫맛과 풍부한 산미가 특징이며, 육전이나 수육 등 고기 요리와 궁합이 좋다. ‘보라 약주’는 달짝지근한 첫맛에 이어 묵직한 무게감의 드라이함을 산미와 함께 느낄 수 있으며, 해산물이나 치즈와 잘 어울린다.

김 대표는 “150일의 시간이 술에 깊이를 더하고, 18도라는 높은 도수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운 목넘김을 가능케 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여기에 “자색고구마에 함유된 안토시아닌 성분이 술에 은은한 단맛을 더하고, 항산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월출도가는 ‘보라’ 외에도 ‘지천애주’와 ‘달각시16’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 한주(韓酒) 소주의 재현을 계획하고 있다”며 새로운 도전을 예고했다.

하지만 푸념도 들렸다. 이러한 결과물을 얻기 위해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했다. 김 대표는 “대규모 생산을 위해서는 저온저장고는 물론, 항아리도 꽤나 많이 필요하다”면서 “문제는 그러한 설비 구축에 비용이 많이 든다”며 전통주 제조·개발 과정에서의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히 홍보 마케팅에 있어선 영암군의 손길 덕분에 도움이 컸다는 얘기도 전했다. 김 대표는 “관광두레를 통해 마케팅, 포장 디자인, BI 개발 등에 상당한 지원을 받았다”며, “이러한 지원이 ‘보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영암을 ‘술 익는 마을’로, 전통주와 관광의 시너지

김 대표는 “영암을 ‘술 익는 마을’로 만들어 관광과 연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김 대표의 이러한 포부는 단순한 술 생산을 넘어선 비전을 담고 있었다. 그는 영암의 각 마을마다 특색 있는 전통주를 개발하는 계획을 구상 중이다.

“삼호는 무화과주, 미암은 고구마주, 금정은 대봉감주 등 면마다 특산물을 활용한 전통주를 만들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전통주 시음과 제조 체험, 그리고 월출산 등 지역의 자연경관을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구상은 전통주 산업을 중심으로 한 지역 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 지역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통 양조 기술의 보존과 계승이라는 문화적 가치도 창출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를 통해 영암이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주 산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전통주 개발, 전통 방식의 고수, 젊은 층과 외국인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 등 ‘보라’의 사례는 지역 전통주 산업의 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전남도의 이번 선정이 단순한 홍보를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광 산업 발전에 새 활력을 불어 넣길 기대해 본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키워드 : 보라 | 월출도가 | 전통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