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산단 나흘 새 이주노동자 또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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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산단 나흘 새 이주노동자 또 숨져
가스 질식 이어 블록 깔림까지
14개월간 사망사고 12건 달해
도청 앞 추모 촛불문화제 열려
전남도·노동단체 안전대책 논의
  • 입력 : 2026. 03.06(금) 11:23
  • 선호성 기자
▲ 지난 3일 오후 전남도청 앞 대불산단 중대재해 이주노동자 추모 시민분향소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영암군 삼호읍 대불국가산업단지에서 이주노동자가 또 숨졌다. 지난달 24일 아르곤 가스 질식 사망(본지 2월 27일 보도)에 이어 28일에는 선박 블록에 깔려 또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28일 오전 11시 40분경 대불산단 대한조선 내업1공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캄보디아 국적 노동자 A씨(35)가 선박 블록 작업 중 약 1톤 무게의 블록이 넘어지면서(전도) 깔려 숨졌다. 크레인으로 블록을 옮기는 과정에서 블록이 옆으로 기울어 넘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단체는 블록 조립 시 크레인 고정 유지 여부, 2인 1조 작업 원칙 준수 여부 등 기본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4일에도 같은 산단 칸플랜트 하청업체에서 베트남 국적 노동자 B씨(37)가 아르곤 가스에 질식해 사망한 바 있다. (본지 2월 27일 보도) 나흘 사이 같은 산단에서 이주노동자 2명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노동단체에 따르면 사고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4개월간 대불산단에서 확인된 산재 사망사고는 12건에 이른다. 추락·깔림·화상·질식·공장 내 교통사고 등 유형이 반복되고 있으며, 사망자 전원이 원청이 아닌 하청업체 소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준),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등 4개 단체는 잇단 사고 이후 연이어 성명을 내고 “이윤은 경영진이 독차지하고 위험은 이주노동자에게 전가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 1일부터 전남도청 앞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했으며, 3일 오후 7시에는 숨진 이주노동자를 추모하는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노동단체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공식 사과, 대불산단 전 사업장 특별종합안전점검 실시를 요구했다. 이주노동자 안전 보호를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 중대재해 관련 사업주 강력 처벌, 노동안전보건 제도개선 협의체 및 이주노동자 인권보호 실무협의회 구성도 촉구했다.

수사·행정 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전남경찰청 중대재해수사팀은 캄보디아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중심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직후 해당 공장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으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이도영 청장은 3일 대불산단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재발 방지 대책이 실효성 있게 이행되는지 끝까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전남도는 도청에서 노동단체 관계자 20여 명과 간담회를 열고 산업안전관리 대책을 논의했다. 노동단체 측은 이주노동자 대상 다국어 안전교육 시스템 마련, 산재 신고·상담 전담 센터 설치 등을 제안했다. 전남도는 올해 대불산단 내 안전체험 교육장을 건립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조선업 특화 체험시설과 외국인 근로자 대상 모의훈련(시뮬레이션) 안전교육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키워드 : 대불산단 | 사망사고 | 이주노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