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교육청이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과 복지에 사용해야 할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교직원들을 위한 무이자 전·월세 대출자금용 기금으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경북 김천)이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73조8000억원 규모이며 기금형태의 자금은 10조4000억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교육청의 경우 올해 기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4조3820억원 규모이다.

전남교육청은 지난 1994년부터 ‘주택임차지원기금’을 설치해 올해까지 210억원을 조성했다. 이 중 근무지역 내 무주택 공무원 854명에게 개인당 최대 3000만원 한도로 무이자 대출해 189억원을 사용했으며 21억원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이 같은 기금 활용이 ‘교육용’이라는 교부금의 성격과 맞지 않으며,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주택자금 등의 무이자 융자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공공기관 혁신에 관한 지침’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송언석 의원은 “전남교육청은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과 복리 증진을 위해 사용해야 할 국민의 혈세로 자신들만을 위한 무이자 대출 혜택을 누리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금리로 인해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 시점에서 공무원들이 세금으로 기금을 만들어 자신들만을 위한 황제대출을 운영하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라며 “기금 조성과 용처에 대해 법률로 통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자동 배정하는 방식이 그대로 유지되는 바람에 예산이 남아돌면서 기금액이 급증하고 방만 운영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교육재정교부금을 인재 육성과 과학기술 발전 등 본래 교육 목적에 맞게 쓰도록 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